우크라, 서방에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 요구…美 등 회의적

젤렌스키, 전력망 파괴·난민 증가 막기 위해 방공 능력 강화 필요
존슨 전 英총리, 우크라에 사거리 300km 에이태큼스 제공 주장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헤르손에서 장갑차가 러시아 군과 대치하고 있는 전선으로 이동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우크라이나가 자국 전력망과 난민 증가를 막기 위해 서방에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 공급을 요청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인도주의적 지원 회의에 앞서 러시아가 한겨울에 "유럽으로의 또 다른 이주 물결을 촉발"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서방은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시스템과 같은 첨단 무기 지원을 꺼려왔다.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정교한 방공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을 거부했다. 독일도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하는 폴란드의 요청을 거절했다.

대신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낙탄 피해를 입은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 체계를 지원하기로 했다. 독일은 폴란드에 정찰팀을 보내 입지를 검토한 뒤 3개 포대를 폴란드로 이전할 계획이다.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은 북대서양조약기(NATO·나토) 동맹간 통합방공망의 일부다.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배치하기 위해서는 나토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패트리엇은 미국이 개발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 첨단 항공기, 순항 미사일 등을 요격할 수 있는 지대공 미사일로, 유효 사거리는 70~80㎞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특정 무기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력망 보호를 위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후 우크라이나 전력망 50%가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됐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 통화 이후 우크라이나측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과 핵심 시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미국은 지난 9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S·하이마스) 포함해 2억7500만 달러(약 3600억원) 추가 지원을 승인했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하지만 미 국방부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수출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주요7개국(G7) 정상들과 화상 회의에서 현대식 탱크와 장거리 미사일, 20억 세제곱미터의 가스를 요구했다. G7 정상은 회의 후 성명에서 즉각적으로 우크라이나 방공 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데는 동의했지만 의장국인 독일은 특정 무기 공급은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했다.

한편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에 최대 사거리 300㎞인 에이태킴스(ATACMS) 전술 지대지 미사일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에이태킴스 미사일을 요구했지만 미국과 영국 등은 이 미사일이 러시아 내부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거부해왔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존슨 전 총리의 질의에 "만약 러시아가 민간인 지역을 계속 겨냥하고 제네바 협정을 깨려고 한다는 우리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열린 마음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력망 압박과 추위로 인해 유럽으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난민은 증가하고 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최근 독일 대통령과 회담에서 폴란드내 난민 수가 약 300만 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난민위원회 위원장도 수십만명이 더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끔찍하고 불법적인 (러시아의) 민간 인프라 공격은 너무 많은 곳에서 사람들이 살 수 없게 만든다며 유럽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