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 추가 유동성 공급 오히려 '독'…길트 금리 급등
"14일 임시 채권매입 끝나면 연기금 강제 매각 압박"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이 추가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국채(길트)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에 실패했다. 30년 만기 장기 길트 수익률(가격과 반대)은 지난달 말 영란은행의 개입 이후 최고로 올랐다.
10일(현지시간) 30년물 길트수익률은 장중 29bp(1bp=0.01%p) 급등해 4.68%까지 치솟았다. 이날 영란은행이 추가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영란은행은 성명을 통해 "시장이 기능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발표한다"며 이번 추가 유동성 공급은 임시 채권매입 프로그램이 예정대로 이달 14일 "질서있게 종료"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담보 환매조건부 기구의 임시 확대'를 통해 이번주 후반 영란은행의 긴급조치가 끝난 이후에도 "은행들이 유동성 압박을 완화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와 같은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도 해당 자산을 담보로 영란은행이 단기로 유동성을 조달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영란은행과 더불어 재무부도 원래 다음달 23일로 예정됐던 중기 예산과 경기 전망을 이달 31일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연기금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CNBC에 따르면 길트 가격이 급락하면서 영국의 연금펀드인 1조5000억파운드(약 2360조)규모의 부채연계투자(LDI) 펀드들이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길트 시장은 지난달 영국 정부가 대규모 감세안을 내놓은 이후 요동쳤고 이날도 수익률이 뛰면서 가격이 추락했다.
HSBC의 다니엘라 러셀 영국 금리 전략본부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새로운 조치가 부족하고 장기적 측면의 문제를 완전히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길트가격이 급락한 것은 연기금이 어쩔 수 없이 "매도"해야 하는 압박이 심해질 가능성 때문이다. 불안한 길트 투자자들이 영란은행의 조치에 대해 '시장이 임시 매입조치가 끝나는 14일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 들였다고 FT는 설명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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