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북아일랜드 선거서 '분리독립·아일랜드 통일' 주장 민족주의 정당 승리
신페인, 지방의회 선거 결과 '최다 의석 확보' 이변
-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주중 치러진 영국 지방선거에서 북아일랜드의 민족주의 정당 신 페인(Sinn Fein)이 사상 최초로 지방의회 최다 의석을 확보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신 페인은 영국으로부터 분리·독립하고 아일랜드와 다시 통일할 것을 주장하는 정당으로, 이번 선거 결과 영국내 북아일랜드의 잡음이 예상돼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신 페인은 북아일랜드 의회 총 90개 의석 중 27석을 차지, 다수당이던 민주연합당(DUP)을 제치고 최다 의석을 확보했다.
DUP는 이번 선거에서 24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주요 정당이던 북아일랜드연합당은 17석을 확보, 제3정당으로 내려앉았다.
신 페인은 이번 승리를 통해 북아일랜드 총리 후보를 내놓을 수 있게 됐다. 미셸 오네일 당 부대표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페인 측은 "오늘 선거는 매우 의미있는 변화의 순간을 대표한다"며 "우리 정치와 우리 국민에게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무엇보다 이제 신 페인은 아일랜드와의 영토 통합을 두고 솔직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신 페인은 1905년 창당한 좌파 민족주의 정당으로, 30여년간 3500여 명의 사망자를 낳은 북아일랜드 전쟁 기간 아일랜드공화국군(IRA)과 북아일랜드의 영국 탈출을 목표로 손잡은 정치세력이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하는 이른바 브렉시트 국면인 지난 2016~2019년에는 국민투표를 열어 아일랜드와의 통일 여부를 결정하자는 대담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아일랜드는 EU 회원국이다.
다만 신 페인은 이번 선거 기간 아일랜드의 통합을 부각하기보다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나 영국산 물품의 북아일랜드 공급 지연 등 경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며 표심을 사로잡았다.
이에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통일이 이번 선거 결과 쟁점으로 떠오르긴 했어도 당장 북아일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분리독립할 것이란 관측은 높지 않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1998년 통일된 북아일랜드법에 따르면 북아일랜드는 국민투표 결과 주민 대다수가 찬성할 때만 영국에서 분리독립할 수 있다. 이 국민투표를 열려면 북아일랜드 주민 대다수가 영국으로부터의 분리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근거, 영국정부내 북아일랜드 담당 장관이 투표를 소집할 때에만 가능하다.
반면, 지난달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희망한 북아일랜드 주민은 전체 3분의 1에 그쳤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영국은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웨일스로 구성된 연합왕국으로, 과거 아일랜드와 한나라였지만 아일랜드가 1919~1921년 독립 전쟁을 일으케 북아일랜드를 제외한 27개주로 자유국가를 성립하면서 분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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