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속의 인간 띠'…이들 덕에 노트르담 화재 최악 면했다

종군 사제 출신 신부, 불속에서 유물 구조 도와

노트르담대성당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전 세계가 비통함에 잠겼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인명 피해는 없었고 일부를 빼고 유물들도 대부분 살아남았다. 외신들은 16일(현지시간) 화재경보기 소리 후 안전하게 조치한 경비원들과 불속에서 인간 띠를 만든 이들 덕분에 최악의 상황을 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재 경보기가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안에 울려퍼진 것은 15일 오후 6시20분이었다. 불이나 연기가 보이지 않는 상태라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성당 경비원들은 어디에 불이 난 것인지 불확실하지만 안전을 위해 저녁 미사를 취소하고 사람들을 피신시켰다. 이 조치로 성당이 텅 빈 덕분에 인명피해가 나지 않았다.

그로부터 정확히 23분 후에 불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건물의 위쪽 오래된 나무 골조에서 불이 피어오른 것이다. 몇분 내로 목조로 된 성당 안 곳곳의 예술품과 종교 유물들로 불이 붙을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소방대원들이 안전한 장소로 유물들을 옮길 무엇인가를 닥치는 대로 찾고 있는 동안 성당 밖에 있었던 성당 화재 담당 신부인 장-마크 푸르니에가 다른 이들과 함께 돌아왔다.

공무원들과 소방수들에 따르면 그 다음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몇시간 전만해도 부활절 주간을 위해 일했던 푸르니에 신부가 시 소속 근로자들, 성당 관리인들과 함께 인간띠를 만든 것이다. 불 가장 가까운 위험한 곳은 푸르니에 신부가 지켜 선 채로 이들은 유물들을 나르기 시작했다. 프랑스 가톨릭 TV채널인 KTO는 부르니에 신부 덕분에 노트르담 대성당의 유물들, 특히 가장 귀중한 것으로 꼽히는 '가시 면류관'이 무사히 구조됐다고 밝혔다.

푸르니에 신부는 이전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종군 신부로 복무했고, 2015년에는 바타클랑 극장 테러 등의 파리 연쇄 테러의 생존자들을 위로해 당시에도 주목을 받았다.

불행 중 다행인 또 다른 일은 성당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12명의 사도들과 4명의 다른 성서 인물들을 본뜬 19세기 구리 동상들이 이미 지난주 성당 밖으로 옮겨져 있어서 무사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완전한 참사는 면했지만 대성당이 보유했던 예술품의 5~10%는 파괴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불탄 성당 자체가 당시 건축양식의 최첨단을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세 프랑스 역사학자이자 미국 시라큐스 대학의 교수인 사만타 헤릭은 "대성당의 많은 특징 자체가 그 시대에는 새로운 것이었다"면서 "스테인드글라스, 플라잉 버트레스(대형 건물 외벽을 떠받치는 반 아치형 벽돌 또는 석조 구조물), 고딕 건축 양식 자체가 새로웠다. 이곳은 혁신의 장소였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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