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신형무기 개발에 '신냉전' 우려 고개

푸틴 "전투준비 완료"…전문가 "군비 통제 협상必"
英 언론 "사실상 대화 제안…北 전략과 유사"

1일(현지시간) 국정연설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의 끈이 다시 팽팽하게 당겨졌다. 러시아가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하는 신형 무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히면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정연설에서 '무적'의 신형 무기들이 성공적으로 시험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MD 체계를 능가하고 전 세계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드론 등을 언급했다.

국정연설 이후 이어진 미국 NBC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는 "오늘 논의한 모든 단일 무기들은 사실상 MD 시스템을 쉽게 능가하고 피할 수 있다"며 "일부는 섬세하게 조정돼야 하지만 다른 것들은 이미 전투 준비가 돼 있다. 하나는 이미 실전 배치됐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신(新)냉전을 말하는 개인들은 전문가들이 아닌 선전가들"이라고 말했으나, 러시아의 신형 무기 개발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전문가들이 러시아의 신형 무기가 양국 간 (군사력) 균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 경쟁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전략적 공격무기의 추가감축 및 제한조치에 관한 협정'(New START·뉴스타트) 목표를 달성했다고 각각 밝혔으나, 국방 예산을 확충하며 무기 개발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또 양국은 1987년 보유 중인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전량폐기하는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맺었으나 서로 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러시아 전문가인 스티븐 파이퍼는 "군비 통제에 관한 진지한 대화가 이뤄져야 하는 때"라며 "INF를 구하고 뉴스타트를 빠르게 확장하기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몸담았던 토머스 그레이엄 키신저협회 상무는 "러시아는 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양국 관계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 국면을 넘어섰다"며 "냉전 이후 어느 시점보다 더 질적으로 나쁘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가 미국에 대화의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도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푸틴 대통령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을 향해 "우리를 무시하고, 아무도 우리의 말을 듣지 않는다. 이제 듣게 될 것"이라고 말한 점에 주목했다.

신문은 러시아가 마치 북한처럼 위협으로서 존중을 얻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형 무기 개발이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자는 미국에 보내는 제안에 더 가깝다"고 평가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신형 무기 개발의 이유로 2002년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일방적인 탄도탄요격미사일제한(ABM) 조약 파기를 꼽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러 군비 경쟁과 관련해 "군비 경쟁은 미국이 ABM 조약을 탈퇴한 그 시간과 시점에 정확히 시작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디펜던트지는 이어 "북한의 김정은과 달리 러시아는 핵 공격에만 핵 무기로 대응한다는 방어적이고 평화적인 의도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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