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구소련 잔재 '레닌 동상' 1300여개 철거

정부 당국 2015년 '소비에트 상징물 금지 법안' 채택

2016년 3월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자포로제에서 대형 레닌 동상이 철거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국의 레닌 동상을 대대적으로 철거하며 옛 소련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국가 전역에 세워진 볼셰비키 혁명 지도자 레닌의 동상 1320개를 비롯, 총 2389개의 구소련 기념물을 철거했다. 철거 전 레닌 동상은 도시·마을 별로 한 개 이상 세워져 있었다.

블라디미르 비아트로비치 국가기념물 연구소장은 "이제 우크라이나 정부 관할 지역에는 더이상 레닌 기념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동상이 일부 지역에 남아있을 수 있지만, 발견하면 제거될 것"이라고 밝혔다.

철거된 기념물은 금전적·역사적 가치가 없는 경우 폐기된다. 청동 대형 동상 중 일부는 수도 키예프에서 연말 개관할 '구 소련 선전 기념물 박물관'에 전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철거는 지난 2015년 정부 당국이 채택한 비(非)공산화 법안에 따른 것이다. 해당 법안은 공산당 상징물이나 선전 구호 사용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이에 전국 32개 도시·955개 마을의 명칭이 변경되기도 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친(親) 서방 세력인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있다. 2014년 친러 성향 주민이 다수 거주하는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의해 병합된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가 지원하는 분리주의 반군과 정부군이 충돌하며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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