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매일 담배 피우는 사람 '10억'

흡연율 하락…전체 흡연 인구는 증가
2015년 폐암 등 흡연 관련 질환 사망자 640만명

인도네시아의 담배 제조 공장(자료사진)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전 세계에서 담배를 일상적으로 피우는 사람이 10억명에 육박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1990년대 이래로 흡연율은 남녀 모두에서 점차 하락하고 있으나, 전체 흡연자 수와 흡연에 따른 사망자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의학전문지 '더 랜싯'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세계 질병 부담 연구 2015'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세계 195개 나라 및 지역 인구 가운데 남성의 흡연율은 25.0%, 여성의 흡연율은 5.4%였다. 이는 25년 전인 1990년의 남성 흡연율 34.9%, 여성 8.2%와 비교할 때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같은 기간 8억7000만명에서 9억3000만명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2015년 한 해 동안 심장질환이나 폐암 등 흡연이 원인이 된 사망자 수는 약 640만명으로 1990년에 비해 5%가량 늘면서 같은 기간 세계 인구 증가율 4.7%를 웃돌았다. 이는 그해 전 세계 사망자의 약 10%에 해당하는 것이다.

흡연율 하락은 각국에서 담뱃값을 올리거나 청소년들에 대한 금연교육 등을 강화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2005년 이후 전 세계 180여개 나라가 공공장소에서의 흡연 및 담배광고를 금지하는 등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동참했다.

그러나 주요 담배회사들이 상대적으로 흡연 규제가 덜한 개발도상국 등에서 판로 개척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인구 규모가 큰 중국·인도·미국·러시아 등지에서 여전히 많은 양의 담배가 소비되면서 흡연자와 흡연에 따른 사망자 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2015년 기준으로 중국·인도·인도네시아·미국·러시아·방글라데시·일본·브라질·독일·필리핀의 순으로 흡연 인구가 많았고, 이들 10개 나라의 흡연자가 전 세계의 63.6%를 차지했다.

흡연 관련 질환에 의한 사망자 수는 중국이 177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 74만명, 미국 47만명 등의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 워싱턴대 건강측정·평가연구소의 엠마누엘라 가키도우 박사는 "간헐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 등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흡연자 수는 더 많을 것"이라며 금연을 위한 더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ys4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