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 英 총리 비난 일축…"QE와 (-) 금리로 진보"

"소비·투자·고용 회복…디플레 악순환 끝" 반박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 ⓒ AFP= News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글로벌 중앙은행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경제를 떠 받치기 위한 공격적 양적완화(QE)와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빈부 격차를 심화시켰다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비난을 일축했다.

드라기 ECB 총재는 25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가진 연설에서 유로존 경제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역대 최저로 금리를 낮추고 막대한 규모의 채권을 매입할 수 밖에 없음을 항변했다. 하지만 이러한 극적 조치가 빈부 격차를 확대하지 않았다고 드라기 총재는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이 예상대로 기능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정책으로 인해 "소비와 투자가 늘었고 고용도 창출됐다는 점에서 이는 항상 사회적 진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기 총재는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ECB가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이라는 악순환의 위협을 없애는 데에 성공했다고 자축했다.

하지만, ECB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디플레 파이팅은 각국 정치권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백악관으로부터 정치적 압박을 받아 저금리를 장기간 지속하며 시장을 왜곡하고 예금자를 징벌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영국에서 테레사 메이 총리는 중앙은행의 채권매입이 자산가격을 상승시켜 부자들을 돕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초저금리가 가난한 예금자들과 연금 생활자들에게 형벌을 내리고 있다고 힐난한 바 있다.

메이 총리는 이달 초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유산자들이 더 부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무산자들은 고통 받았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는 더 싸졌다. 예금자들은 더 가난해졌다.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 우리가 이를 실현할 것이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의 발언은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를 비롯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것으로 해석됐다고 FT는 평가했다.

ECB가 위치한 독일에서 드라기 총재는 예금을 도용하고 반유럽정당의 부흥을 촉발했다고 정치인들의 공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에 드라기 총재는 ECB의 조치가 없었더라면 유로존 실업률이 여전히 두자릿 수로 고공행진했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인플레이션은 더 낮아져 청년층과 대출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봤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kirimi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