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커 "우리도 한때 난민…16만은 EU 인구 0.11% 불과"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위원장ⓒ AFP=뉴스1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위원장ⓒ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9일(현지시간) 유럽 의회에서 난민 16만명을 의무적으로 할당 수용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을 위해 18억유로의 긴급기금을 조성할 것을 촉구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국정 연설을 통해 새로운 난민 수용안을 공개하며서 이같이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지금 유럽은 연대가 부족하다"며 "우리 모두가 한 시점에서 볼 때 난민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운을 뗐다.

융커 위원장은 과거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폴란드 등 이민자들이 북미 대륙으로 대거 몰려 들었던 역사를 언급하며 "망명을 신청할 권리가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위원회(EC)가 지난 5월 나온 난민 4만명 수용안에 12만명을 더해 올해 모두 16만명을 할당해 받아들일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융커 위원장은 "16만명 수용이 강제할당"이라고 강조하며 "다음 주 예정된 EU 각료회의에서 EU 회원국들이 이번 난민 강제 할당안을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융커 위원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위해 EU 회원국들이 18억유로의 긴급기금을 조성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에 받아들이는 난민의 규모에 대해 "EU 전체 인구의 0.11%에 불과하다"며 "레바논은 경제 규모가 EU의 1/5에 불과하지만 현재 수용 난민 규모는 자국 인구의 2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난민 구제와 관련해 "수사(修辞)로 그쳐서는 안된다. 행동이 필요하다"며 "겨울이 다가오는 가운데 난민들을 기차역이나 텐트 속에서 떨게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망명을 신청한 난민들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융커 위원장은 "난민들이 각국에 정착하면 일을 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법적 시스템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원회가 내년 초 새로 설계한 합법적 이민 프로그램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융커 위원장은 그러나 안전국으로 지정된 국가 출신의 이민자들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강조하며 각국 국경을 강화할 것도 요구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사전에 일부 공개된 난민 수용안에 따르면 독일이 3만1443명을 추가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총 4만206명을, 프랑스는 2만4031명이 늘어난 3만783명을 수용하게 됐다.

난민 수용에 반대입장을 나타낸 스페인이 1만9219명으로 3번째로 많은 수를 받아들이게 됐다. 독일 동쪽에 위치한 폴란드가 1만1946명, 네덜란드가 9261명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독일에 이어 2번째로 많은 망명을 신청 받은 스웨덴은 5838명을 할당받았다.

이번 분배안에 EU 망명정책 제외국인 영국과 아일랜드, 덴마크는 포함되지 않았다. 아울러 이미 대규모 난민 유입을 겪고 있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헝가리도 제외됐다.

kirimi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