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새 6만명 넘게 호흡기 망가져" 산불 덮친 인니 대기질 최악

보르네오·수마트라 7개 주 연무 노출 인구 1250만 이상 추산
'슈퍼 엘니뇨'에 올해 7월까지 서울시 3.3배 면적 산불 피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서칼리만탄주 폰티아낙의 성 요셉 대성당이 산불로 인해 발생한 연무에 휩싸여 있다. 2026.09.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인도네시아에서 11년 만의 최악의 산불이 발생하면서 산불 관련 호흡기 질환자가 8일 만에 5만여 명에서 11만 명으로 늘어나는 등 대기질 악화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 7개 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연무에 노출된 인구가 1250만 명 이상이라고 집계했다. 이들 주의 산불 관련 호흡기 질환자는 지난 1일 5만 891명에서 9일 11만 3336명으로 늘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1~7월 산불 피해를 입은 토지 규모가 20만 2000㏊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이는 서울시 전체 면적(약 605㎢)의 약 3.3배에 달하는 넓이다. 환경단체 YKAN은 8월에 추가로 60만㏊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산불은 '슈퍼 엘니뇨'로 기온이 오르고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확산했다. 엘니뇨는 태평양 중·동부 해역의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자연적인 기후 현상이다.

산불 피해가 컸던 서칼리만탄주의 주도 폰티아낙에서는 연무로 대기질이 위험 수준까지 치솟는 일이 잦다.

현지 자원봉사자들은 '산소의 집'(Rumah Oksigen) 캠페인을 벌이며 호흡 곤란을 겪는 주민과 소방관에게 산소통을 나눠주고 있다.

폰티아낙의 한 공공보건소 소장 포퐁 솔리핫은 "산불 때문에 호흡기 질환 방문이 늘고 있다"며 "현재 하루 방문자가 80~12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그가 근무하는 보건소에서 치료를 받은 호흡 곤란 환자는 모두 422명이었는데, 이달 1~11일까지 벌써 187명이 호흡 곤란 증세로 치료를 받았다.

주민 미미 마를리나(45)의 두 자녀는 기침, 인후통, 발열 등 호흡기 증상을 앓고 있다. 그는 "아직은 약으로 버틸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더 심한 병으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연무는 국경을 넘어 이웃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대기질도 건강에 해로운 수준으로 악화시켰다.

유럽연합(EU)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화재 배출 감시' 포털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일주일간 인도네시아 산불의 배출량은 1970만 톤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 총량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항공기 50여 대를 투입해 공중 살수와 인공강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본도 지난주 CH-47 치누크 헬기 3대와 인력 180명을 파견했다.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서칼리만탄주 쿠부라야에서 산불로 인한 연무가 일대를 뒤덮어 일부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한 어린이가 수파디오 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채 앉아 있다. 2026.09.15.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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