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해방시키기 위해"…네팔 실종자 가족들, 짚 인형 만들어 장례

시신 못 찾았지만 사망 받아들여…1000구 넘는 시신 신원 확인 극소수

26일(현지시간)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대규모 돌발 홍수가 발생한 가운데 땅이 진흙으로 덮여 있다. 네팔 관광청은 현재까지의 실종자 수를 총 403명으로 집계했다. 현지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던 한국인 근로자도 9명 실종됐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지난주 발생한 대홍수로 사랑하는 이가 실종되고 시신도 찾지 못한 네팔 가족들이 시신 대신 짚으로 인형을 만들어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고 AFP통신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시신을 찾지 못했지만 사실상 살아있을 가능성이 없어 영혼이라도 해방하기 위해 이러한 장례 의식을 치른다는 것이다.

카트만두 바그마티 강변에 위치한 파슈푸티 사원에서 12살 소년 로젤 슈레스타는 이날 실종된 아버지를 상징하는 짚과 보리로 만든 작은 허수아비에 불을 붙였다.

그의 아버지인 37세 크리슈나 슈레스타는 지난 26일 대홍수가 강타했을 당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라수와 지역에 있었으며 지금까지 실종 상태다.

그의 가족들은 “우리는 사방을 수색했고 전국 영안실을 돌아다녔지만, 시신을 찾을 수 없었다”며 “그래서 가족들이 그의 영혼을 해방하기 위한 전통적인 의식을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35세 트럭 기사 네와르의 가족도 그를 찾아 사방으로 발품을 팔았다. 대홍수 당시 네와르는 중국으로 향하던 중 네팔 국경 도시 티무레에 있었다. 가족들은 전날 밤 마지막 통화를 하고 다음 날 통화가 되지 않자 그를 찾아 나섰고 병원과 영안실도 여러 차례 방문했다. 네와르의 부인은 남편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31일 비로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부인은 흐느끼면서 “남편이 어디에 있든 평안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그의 영혼을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서”라며 장례식을 치르는 이유를 말했다.

네팔을 비롯한 힌두교 및 불교 문화권에서는 시신을 찾지 못해 장례를 치르지 못하면 영혼이 이승과 저승을 떠돌며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믿는다. 이런 이유로 사망이 확실하지만,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경우 짚으로 인형을 만들어 화장해 고인의 영혼이 편안하게 저승으로 떠날 수 있도록 한다고 알려졌다.

네팔 당국이 지금까지 수습한 1000구가 넘는 시신 중 신원이 확인된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네팔의 이미 부족한 영안실 수용 능력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네팔 정부에 따르면 대홍수 사망자는 1050명으로 증가해, 중국 측 집계까지 합치면 총사망자는 1066명에 달한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