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 노동자 900명 찾아야"…네팔 발전소 구조현장 '시간과 사투'
터널 입구 및 상부 등 통해 진입로 확보 시도
내부 상황 파악 힘들어 수색 진척에 한계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네팔 북부와 중국령 티베트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빙하 붕괴발 대홍수 이후 네팔 쪽 수력발전소 건설 지하 현장에 매몰된 노동자들에 대한 수색 작업이 촌각을 다투며 진행 중이다. 그러나 터널 내부 상황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형편이라 빠른 작업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모습이다.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네팔 재난 당국은 트리슐리강 일대의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최소 933명의 노동자가 실종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 29일 네팔 독립발전사업자협회(IPPAN)가 취합한 명단에서는 홍수 피해를 입은 11개 사업장에서 약 900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주말 간 인도와 중국의 전문가들이 네팔군과 경찰의 기술진·구조팀에 합류해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조팀은 드론에 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해 생존자를 수색하는 한편, 터널 입구를 찾아내고 진흙을 걷어내는 작업을 벌였다. 동시에 견고하게 보강된 터널 상부에 구멍을 뚫었다.
트리슐리 3A 발전소 구조 현장의 자문을 맡은 호주의 지질학자 아놀드 딕스에 따르면, 이번 참사로 네팔에서 수력발전소 최대 27곳이 피해를 입었고 이 중 12곳가량은 사실상 파괴된 것으로 관측된다.
42명이 실종된 트리슐리 3A 발전소에서는 노동자들이 작업 중이던 지하 발전동으로 이어지는, 길이 4㎞ 이상의 터널을 뚫는 대규모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구조대는 밧줄과 하네스로 진입할 수 있을 만큼 큰 구멍을 뚫는 데 성공했으나 안을 향해 불러도 응답은 없었다. 이들은 터널 안으로 공기를 주입하고 식량을 들여보내기도 했다.
당국은 산소와 의료품, 통신 장비, 카메라를 지참한 구조대원들을 터널 안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딕스는 "터빈실을 둘러싼 강철과 그 밖의 모든 것을 뚫으려면 특수 장비가 필요하다. 기술적 난관이 겹겹이 쌓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터널에 진흙이나 물이 얼마나 차 있는지 분명하지 않아 "10m만 파면 될 수도 있고, 100m를 파야 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여기에 비상 정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터빈실이 물에 잠겨 안에 있던 사람들이 익사했을 수 있으며, 구조대의 굴착 작업 중 물이 방출돼 구조대원들이 위험에 빠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도 진단했다.
일부 발전소는 내부 터널 길이가 수 km에 달해, 고립된 노동자들이 입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다.
칠리메 수력발전소에는 6명이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산악 가이드 젠젠 라마는 터널이 "깊은 진흙 퇴적물과 슬러지로 완전히 막혀 있다"며 구조팀이 130m까지만 진입했다가 중단했고 기반 시설 파괴로 헬기 착륙도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터널 안에 "주방도 있고 식량도 일부 있다"면서도 "산소는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최소 279명의 수력발전소 노동자가 사고 당시 구조되거나 자력으로 탈출했다.
생존자 중 한 명인 박티 람 보하라는 자신이 일하던 사업장과 인근 사업장의 노동자 약 1000명 가운데 100명만이 빠져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또 다른 생존자 람 찬드라는 천장의 발판을 붙잡고 6시간에 걸쳐 동료들과 함께 간신히 터널 입구로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이번 참사는 중국이 주도해 온 히말라야 일대 댐·터널·고속도로 건설 붐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최근 몇 년간 자연재해와 기후 변화에 극도로 취약한 모습을 보였으나, 중국은 물론 인도와 네팔까지 수억 달러를 투입해 개발에 열을 올려 왔다.
전문가들은 사고의 심각성, 네팔과 중국의 국경이라는 발생 위치를 고려할 때 각국이 사업의 설계·입지·규모를 재검토하고 공동 위험 감시 체계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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