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구조 지원 마다한 네팔…"극단적 민족주의 치워라" 비판론

현지 전력업계 "구조 기술·장비·지식 부족…지원 수용 너무 늦어"
전문가 "외세 개입에 민감한 네팔…지정학적 이유로 소극적 대응"

31일 오후(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베트라와티 수해지역에서 네팔 구조당국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2026.8.31 ⓒ 네팔 라수와=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네팔 정부가 외국 지원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공영 라디오 NPR에 따르면 네팔 민간 전력 생산업체들로 구성된 단체인 '네팔 독립 발전 사업자 협회'의 비힘 가우탐 최고경영자(CEO)는 네팔이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성공적인 구조 작전을 펼치기에는 "충분한 기술, 장비 및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전문 지식은 소규모 홍수 대응에 국한되어 있다"며 "이런 상황은 이전에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홍수로 막힌 터널을 구조대가 찾는 데만 사흘이 걸린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가우탐은 업계가 타국 구조대원의 투입을 허용하도록 "정부에 압력을 가해야 했다"며 정부가 중국, 인도, 호주의 구조팀을 수용한 것도 "너무 늦었다"고 한탄했다.

네팔 정치 분석가인 찬드라데브 바타는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가 지정학적 이유로 외국 지원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지난 2015년 네팔에서 수천 명이 사망한 지진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지진에서 "두 이웃 국가인 중국과 인도뿐만 아니라, 네팔에서 지정학적 영향력을 과시하려던 서방 강대국들 사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며 그 결과 "중국이 네팔에서 지정학적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네팔 정부가 외국 개입에 민감해졌다는 것이다.

샤 총리는 지난해 9월 Z세대 청년들이 주도한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했다. 이 시위로 인해 인도, 중국, 서방 등 외세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던 기성 정당들이 축출됐다.

당시 시위를 조직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극단적 민족주의는 제쳐두고, 정부가 지금 당장 어느 나라에서 오는 지원이든 받아들이도록 촉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바타는 네팔 정부가 피해 규모를 과소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부터 지원을 받아들였다면, 아마도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스와르님 와글레 네팔 재무장관은 외부 지원을 오직 "현장의 필요에 따라" 받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샤 총리도 "네팔 군·경이 인도, 중국, 한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현재 여러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