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전체가 사라졌다"…카트만두 병원 벽 뒤덮은 실종자 사진

병원선 수백 명 치료 중…환자 명단 확인하는 사람들
일부선 영안실이 시신 감당하지 못해…임시 시설까지 마련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트리부반 대학교 교육병원 영안실 밖에 붙어 있는 대홍수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고 있는 사람들. 2026.8.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위치한 트리부반 대학교 교육병원에 대홍수로 실종된 가족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병원 벽엔 실종자 사진 포스터가 빼곡히 붙어 있다. 교복을 입고 웃고 있는 여학생부터 통통한 볼살에 활짝 웃고 있는 아기, 결혼식 날 행복해하는 부부, 산 정상에서 허리에 손을 얹은 젊은 남성, 문 뒤에서 얼굴을 내민 긴 머리 소녀까지 다양하다.

병원에 붙어 있는 포스터는 히말라야산맥을 휩쓸고 마을 전체를 쓸어버린 대홍수 이후 행방불명된 수천 명의 사람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날 오전까지 네팔과 티베트에서 실종된 사람은 3000명에 육박했다.

병원 병동에선 수백 명이 치료를 받고 있었고,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직 살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환자 명단을 살펴봤다.

여동생 가족을 실종된 야브라즈 라마는 "마을 전체가 사라졌다"며 "누구라도 살아남았을 것이란 희망조차 남아있지 않다"고 망연자실해 했다.

결혼한 지 6개월 된 모니타 네팔리는 실종된 남편 비샬 네팔리의 전단을 붙이며 울부짖었다. 모니타는 홍수가 덮치기 한 시간 전 라수와에서 아침 산책을 하고 있던 남편과 통화했다며 "남편은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툴마야 타망도 생후 5개월 된 조카를 포함한 가족 12명 중 일부의 전단을 들고 병원을 찾았다. 타망은 "시신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적어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의문을 품고 살아야 하고, 이 고통도 아주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네팔은 현재까지 675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하지만 많은 외딴 지역엔 군 헬리콥터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구조대는 진흙 아래에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매몰되어 있는지 파악하기조차 매우 어렵다고 호소했다.

네팔 치트완에선 밀려드는 시신을 영안실이 감당하지 못하면서 시신을 안치하기 위한 임시 시설까지 마련됐다. 일부 시신은 거센 홍수에 강 하류까지 떠밀려가 이웃 국가인 인도에서 수습됐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