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전체가 녹고 있다"…지구 온난화에 등반·트레킹길까지 변화

"맨바위 드러나며 전통적인 트레킹 루트 알아보기 어려워져"
"천년마다 발생할 홍수가 몇 년마다 일어나고 있다"

네팔의 에베레스트 산 일대. 자료사진. 2024.05.03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네팔 대홍수 이전에 이미 현지 트레킹 가이드와 등반가는 히말라야산의 눈과 빙하가 급격히 녹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카트만두 트리부반 대학교의 빙하학자이자 연구원인 아르빈드라 카드카는 이번 대홍수 참사의 정확한 원인을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지구 온난화로 히말라야 빙하가 매년 1m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에베레스트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며 "히말라야 전체가 녹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팔 국립 산악 가이드 협회 회장인 툴 싱싱 구룽은 히말라야와 카라코람산맥 전역에서 눈과 얼음이 사라지는 현상을 묘사하며 "산들이 검게 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룽은 이미 눈과 얼음이 사라지고 맨바위가 드러나면서 전통적인 등반·트레킹 루트를 알아보기 어려워진 곳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변화가 가장 면밀히 관찰되는 곳은 네팔에서 에베레스트로 향하는 등반 루트의 시작점인 '쿰부 빙폭'이다.

네팔의 대표적인 등반가이자 원정대 회사인 이매진 네팔의 설립자인 밍마 걀제 셰르파는 2004년 처음 쿰부 빙폭을 건넜을 때, 알루미늄 사다리를 이용해 수많은 크레바스(빙하 균열)를 조심스럽게 통과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단 2곳에서만 사다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2004년 이후 에베레스트산을 7번 등정한 미국 산악인 데이브 왓슨(50) 또한 "위험은 항상 존재했으나, 규모는 훨씬 작았다"고 증언했다.

자신이 2015년 대지진으로 마을 대부분이 매몰되고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던 참사 현장도 목격했다며 "이제는 천년의 홍수가 몇 년마다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에베레스트 정상에서조차 얼음이 그 정도로 줄었다면, 지구상 어디에도 영향받지 않은 곳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악 환경이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워지자 네팔의 젊은 가이드는 첨단 장비와 기술을 활용해 위험을 줄이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구룽은 약 40kg을 운반할 수 있는 드론을 설명하며 "드론으로 짐을 위쪽으로 운반해 사람들이 쿰부 빙폭을 통과해야 하는 횟수를 줄이려고 한다"고 했다. 왓슨도 "앞으로 드론은 안전 대책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히말랴아 산악 환경의 변화는 네팔 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네팔 경제의 6.1%를 차지한다. 2023년 기준 전체 고용의 약 15%에 해당하는 약 120만 개의 일자리를 뒷받침한다.

2025년 네팔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16만명 중 16만 5056명은 트레킹과 등산을 주된 방문 목적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3000개 이상의 트레킹 업체와 수만 명의 등록 가이드, 원정업체, 짐꾼, 요리사, 산장, 찻집, 호텔, 항공사, 헬리콥터 운영업체, 운전기사 같은 분야가 함께 성장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