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좌 6개월 등정' 네팔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 눈사태 휩쓸려 숨져

보조자 인식 머물던 네팔 산악인 성취 주목에 기여

네팔의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가 사상 처음으로 히말라야 K2 동계 등정에 성공한 뒤 2021년 1월 2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축하와 환영을 받고 있다. 니르말 푸르자를 비롯한 산악인 10명은 7월 31일 파키스탄 북부에서 눈사태에 휘말려 숨졌다. 2021.01.21.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세계 14좌를 역대 최단기간인 6개월 만에 완등하고 사상 처음으로 겨울철에 히말라야 K2 등정에 성공한 네팔의 전설적인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가 눈사태에 휩쓸려 숨졌다. 향년 43세.

1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푸르자는 지난 31일 파키스탄 브로드피크에서 다른 산악인 9명과 함께 눈사태로 숨졌다.

이들은 해발 약 6600m 지점에서 정상 등정을 시도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자는 영국-네팔 이중국적자로, 영국 육군 산하 특수부대 구르카 여단, 해병대 특수작전부대(SBS)에서 복무한 뒤 전업 산악인으로서 여러 기록을 세웠다.

2019년에는 8000m 14좌를 6개월여 만에 완등해 종전 기록인 7년을 대폭 단축했다.

2021년에는 자신을 포함해 10명으로 구성된 등반팀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겨울철에 히말라야 K2 등정에 성공했다.

네팔의 산악인들은 오랫동안 보조 역할에만 머물며 빛을 보지 못했으나, 푸르자의 이름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함께 주목받으며 비로소 인정받기 시작했다.

푸르자와 가까이 지내며 활동한 네팔인 산악인이자 가이드 겔제 셰르파는 인스타그램에 "당신 덕분에 우리나라가 인정받았고 세계는 셰르파가 누구인지 알게 됐다"라는 글을 올려 그를 기렸다.

네팔 국립산악가이드협회 툴 싱싱 구룽 회장은 AFP에 "그는 네팔인들에게 등반이 단지 일이 아니라 자신의 즐거움과 열정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는 "숨진 등반가 전원의 육체적 여정은 중단됐으나, 그들의 용기와 헌신, 기여의 역사는 영원히 영감으로 남을 것"이라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수도 카트만두 중심부 광장의 대형 전광판에는 등반 장비를 갖춘 푸르자의 사진과 함께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내걸렸다.

네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산악계에서도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에베레스트 최초 단독 등정에 성공한 이탈리아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니르말은 용기와 열정으로 자신만의 길을 선택했다"며 "남은 것은 그가 떠난 데 대한 슬픔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살아낸 삶에 대한 기억"이라고 추모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