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문제 유출' Z세대 시위 격화에…印총리 "신속재판소 설치"

시험부정 의혹에 청년층 분노 확산…충돌로 민간인 60명·경찰관 118명 부상

2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잔타르 만타르에서 '바퀴벌레국민당'(CJP) 지지자들이 의대 입학시험(NEET) 부정행위 의혹과 관련해 다르멘드라 프라단 인도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7.23.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인도에서 잇따른 시험문제 유출 사건으로 대규모 시위가 격화하자,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부정행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신속재판소 설치를 약속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로이터·AFP통신, 인도 매체 더힌두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우리 청년들의 복지와 미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시험지 유출에 연루된 자들에게 신속하고 엄중한 처벌을 내리기 위해 신속재판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이러한 결정이 "학생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 중 하나"라며 "우리 청년들의 미래를 해치려는 자들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은 인도 청년들의 교육부 장관 퇴진 요구 시위와 관련한 모디 총리의 첫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다.

인도에서는 지난 20일 청년 정치운동 단체 '바퀴벌레국민당'(CJP) 지지자들의 시위를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178명이 다쳤다.

인도 뉴델리 잔타르 만타르 인근에서 수만 명의 시위대가 의회로 행진을 시도했고, 경찰이 곤봉과 최루탄을 사용하자 시위대가 돌을 던지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민간인 60명과 경찰관 118명이 다쳤다.

2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잔타르 만타르에서 '바퀴벌레국민당'(CJP) 지지자가 의대 입학시험(NEET) 부정행위 의혹과 관련해 다르멘드라 프라단 인도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 도중 경구수액제(ORS)를 마시며 피켓을 들고 있다. 2026.07.23. ⓒ AFP=뉴스1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는 최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안정적인 고소득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청년층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달에는 인도 의대 입학시험 시험지 유출 사건이, 그에 앞서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인 '12학년 보드 시험'에서 채점 오류 사태가 벌어지면서 청년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시험의 공정성 훼손에 분노한 청년들은 CJP의 주도로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지난 20일 열린 시위는 수도 뉴델리에서 약 5년 만에 열린 가장 큰 규모의 길거리 집회로 기록됐다.

모디 총리의 이번 발표에도 CJP와 야당은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거듭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우라브 다스 CJP 대변인은 이날 "프라단 장관의 사퇴는 협상 불가능한 사안"이라며 "이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야권 지도자 라훌 간디는 X를 통해 "우리 청년들의 미래를 가장 크게 해친 인물은 바로 당신"이라며 "학생들의 요구는 명확하다. 다르멘드라 프라단 장관을 해임하고, 학생들에게 사과하며, 학생들을 폭행한 사람들을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시위는 모디 총리가 힌두 민족주의를 앞세워 2024년 3선에 성공한 뒤 가장 큰 도전 과제로 떠올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