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국' 파키스탄, 美에 15조원 규모 환율안정화 지원 요청"

파키스탄 재무 "베선트 美재무 만나 외환보유액 확대 등 지원 요청"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의 평화 회담 개최를 준비하는 가운데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한 남성이 도로변에 설치된 광고판 앞을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2026.4.1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파키스탄이 외환 보유액 확충을 위해 미국에 100억 달러(약 14조 8000억 원) 규모의 5년 만기 백스톱(Backstop·안전장치)을 요청했다고 21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에게 최대 5년 만기, 100억 달러 규모의 양자 간 환율 안정화 지원 제도를 요청했다.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면 미 재무부가 환율 안정화 기금(ESF)을 통해 외환 보유고 지원과 통화 안정을 위한 달러, 스와프, 보증 등을 제공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무함마드 아우랑제브 파키스탄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베선트 장관과 만나 파키스탄 경제가 지역 정세에 취약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제 자본시장 접근 개선과 외환 보유액 확대, 신용등급 상향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요청은 파키스탄이 이란 전쟁에서 중재국으로서 외교적 위상을 높여 나가면서 미국을 비롯한 다른 협력국가들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파키스탄은 외환 보유액 급감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증세와 긴축 정책을 펴 왔다.

2023년에는 30억 달러 규모의 국제통화기금(IMF) 스탠바이 협정을 체결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이후 70억 달러 규모의 확대금융제도(EFF)를 확보했으며, 기후변화 및 자연재해 대응력 강화를 위한 별도의 13억 달러 대출도 받았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외환 보유액은 여전히 중국·사우디아라비아의 공적 자금 지원과 만기 연장(롤오버), 예치금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외환 보유액의 5분의 1 규모에 달하는 35억 달러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상환하고 사우디로부터 30억 달러의 신규 지원을 받았던 것이 이런 취약성을 드러내는 한 예다.

로이터는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파키스탄은 IMF 프로그램에 따른 긴축 재정·통화 정책을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외환 보유액을 확충하고 루피화 압박을 완화하며 다자간 금융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파키스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암호화폐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계열사와 스테이블코인 협정을 체결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활용해 암호화폐·부동산·광업 분야로 경제협력을 확대해 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