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 지난해 사기 피해 최대 168조"

유엔마약범죄사무소 보고서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난해 사기 피해액을 883억~1141억 달러(130조~168조 원)로 추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UNODC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사기 범죄 조직이 2025년 기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호주,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사기 피해액은 최소 883억 최대 1141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역내 여러 국가의 국내총생산(GDP)보다 큰 규모다.

보고서에 따르면 역내 사기 범죄 단지에서는 80개 이상의 국가·지역 출신자들이 확인됐으며, 모집 조직은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의 주요 경유지를 활용했다.

사기 범죄 조직은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아시아 이외 지역 출신의 인력을 점점 더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고 UNODC는 덧붙였다.

근래 역내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자 사기 범죄 조직은 미얀마나 라오스에서 동티모르와 태평양, 아프리카 일부로 거점을 옮기고 있다.

사기 범죄 조직은 통치 체계와 규제가 취약한 곳을 찾는 이른바 '관할권 쇼핑'을 하고 있으며 역내 기술 기반 조직범죄를 가능하게 하는 주된 요인은 "부패"라고 UNODC는 지적했다.

향후 생성형 인공지능(AI)보다 더 발전한 에이전틱 AI가 사기 범죄에 활용된다면 피해자를 보다 자율적으로 찾아내고 사회공학적 사기가 가능해지며 암호화폐 탈취와 자금 세탁까지 용이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델핀 샨츠 UNODC 동남아시아·태평양 지역대표는 과거 특정 지역이나 특정 불법 사업에 국한돼 활동하던 범죄 네트워크가 이제는 공동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불법 시장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기 조직의 운영 방식은 기업의 프랜차이즈와 비슷하다"며 "자금세탁, 인신매매, 이주민 밀입국, 데이터 수집을 담당하는 각 전문 부서가 하나의 서비스 기반 상호연결 네트워크에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심인식 UNODC 수석 분석가는 "확대되는 조직범죄 경제의 규모와 복잡성이 기존 대응 체계를 앞지르고 있다"며 "현재의 대응 체계는 이처럼 정교한 범죄 활동에 대처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