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유화에 브리티시스틸 잃은 中징예그룹…"손해배상 요구"

"국제투자규범 짓밟는 행위"…中외교부도 "신뢰에 영향" 경고

중국 허베이성에 본사를 둔 징예그룹.(징예그룹 홈페이지 캡처)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브리티시스틸의 전 소유주인 중국 징예그룹이 영국 정부의 국유화 조치로 투자 손실을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징예그룹은 전날 소셜미디어 위챗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브리티시스틸 국유화가 영국 정부의 신뢰를 훼손하고 국제 투자자들을 위축시켰다고 주장했다.

징예그룹은 "이번 조치가 회사의 사업 운영은 물론 영국 납세자들에게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며 "국제 투자 규범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영국은 징예의 지속적인 투자와 중대한 기여를 무시한 채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배상만 제공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관련 양자투자협정에 따른 협의 절차를 이미 개시했으며, 국제중재를 포함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리티시스틸과 그 전신은 산업혁명 당시 영국이 발전시킨 제철 기술을 기반으로 130년 이상 스컨소프에서 철강을 생산해 왔다. 현재 이 공장에는 약 27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징예그룹은 2020년 브리티시스틸을 인수한 뒤 파산 위기에 놓였던 회사를 되살렸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지난해 징예그룹이 스컨소프 제철소의 용광로 2기 폐쇄를 추진하자 긴급통제권을 발동해 경영에 개입했고, 이후 국유화 절차를 추진했다. 이는 자국 내 철강 생산 능력을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해당 시설이 폐쇄될 경우 영국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철광석을 원료로 한 제철 능력을 상실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징예그룹의 반발에도 영국 정부는 지난 16일 브리티시스틸 국유화 절차를 완료했다. 아울러 징예그룹에 대한 배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독립적인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영국이 이번 사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중국 투자자들의 영국 투자환경에 대한 평가와 영국 정부의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은 기업들이 합법적인 권익을 법적 수단을 통해 보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