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ICC재판 정식 회부…반인도적 범죄 혐의 3건

예비심판부 "두테르테 혐의에 대한 상당한 근거 있어"
2013~2018년 최소 76건 살인 사건 연루 혐의로 기소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19년 8월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하기 위헤 베이징을 방문한 모습.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 단속 과정에서의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정식 재판을 받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ICC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ICC 예비심판부 판사들이 로드리고 로아 두테르테에 대한 모든 혐의를 만장일치로 확정하고 그를 본 재판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예비심판부 판사들은 "두테르테가 살인과 살인 미수라는 반인도적 범죄에 책임이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ICC는 재판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ICC 검찰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이는 불법 살해 혐의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를 추구하는 노력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반면 두테르테의 변호인 니콜라스 코프먼은 성명을 통해 제기된 혐의가 "완전한 허구"임이 재판에서 입증될 것이라고 밝혔다.

81세인 두테르테가 네덜란드 헤이그의 ICC 법정에 실제로 출석할 가능성은 작다. 그의 변호인단은 그가 정신적으로 너무 쇠약해 재판 절차를 따라갈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실제로 지난 2월 이루어진 예비 심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ICC 검찰은 두테르테를 2013~2018년 사이 발생한 최소 76건의 살인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3개 유형의 반인도적 범죄로 기소했다.

실제 사망자 수는 수천 명에 달한다고 여겨진다. 피해자 측은 정식 재판이 열리면 더 많은 유가족이 증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혐의의 3개 유형 중 첫 번째는 다바오시 시장으로 재직하던 2013~2016년 19건의 살인에 공범으로 관여한 혐의다. 두 번째는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2016~2017년 '고위험 표적'에 대한 14건의 살인 혐의다. 세 번째는 2016~2018년 필리핀에서 벌인 마약 소탕 작전 중 하위급 마약 사용자나 판매상으로 의심되는 43명을 살해한 혐의다.

두테르테는 2016~2022년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마약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공격적 단속 정책을 벌였다. 퇴임 이후 그는 지난해 3월 마닐라에서 체포돼 네덜란드로 이송됐으며, 이후 스헤베닝언 교도소의 ICC 구금시설에 수감 중이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