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부친, 남아공 백인 러 집단이주 추진…"인종박해 당해"

AFP통신 보도…에롤 머스크 "백인들 살해 표적돼" 주장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업가이자 일론 머스크의 아버지인 에롤 머스크가 1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정교회 부활절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2026.04.12.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일론 머스크의 아버지 에롤 머스크(79)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농부들의 러시아 집단 이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계획은 남아공의 백인(아프리카너) 50가구를 러시아 블라디미르주에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롤 머스크는 "남아공 농부들에게 난민 지위를 제공하는 것에 관한 일"이라고 AFP통신에 전했다.

알렉산드르 아브데예프 블라디미르 주지사 역시 지난주 에롤은 "농업 발전과 남아공 출신 네덜란드계 50가구의 정착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고 텔레그램 채널에서 밝혔다.

앞서 에롤은 지역 매체 '구베르니야 33' 인터뷰에서 백인 아프리카너 농부들이 약탈자들의 살해 표적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토지 매입과 이주민 적응을 위해 약 300만 유로(약 52억 원)를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엔지니어 출신 에롤 머스크는 잠비아에 있는 다이아몬드 광산의 절반을 소유하는 등 상당한 자산가로 알려졌다. 10대 시절 몇 년간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일론 머스크는 그를 "악마이자 끔찍한 인간 말종"이라고 표현했다.

아프리카너는 17세기 남아공으로 이주한 네덜란드계 백인 소수 민족을 일컫는다. 이들은 과거 남아공에서 부와 권력을 독점하며 아파르트헤이트(흑백 분리 정책)를 주도했다.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은 1994년 종식됐지만, 대부분의 개인 농지는 여전히 백인 소유여서, 남아공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흑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에롤의 계획이 남아공과 러시아 간 외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아파르트헤이트 투쟁 시절부터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러시아 정부가 에롤의 계획을 승인할 경우 ANC가 부인하는 '인종 박해' 주장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남아공 정부가 백인 소수 집단을 박해하고, 백인 농민들에 대한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후 다른 난민 프로그램을 모두 중단시켰지만, 아프리카너는 예외로 인정해 지금까지 약 5000명을 난민으로 받아들였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