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꿰찬 미얀마 군부수장 "민주주의 복귀…아세안과 정상화 희망"

'野없는' 총선 후 대통령 선출…국제사회 "인정 못해"

미얀마 군부의 수장 민 아웅 흘라잉이 10일(현지시간)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피다웅수 흘루타우(연방 의회) 회의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26.04.10.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얀마의 군부 수장 민 아웅 흘라잉(69) 최고사령관이 10일(현지시간) 대통령으로 취임해 "미얀마가 민주주의의 길로 복귀했으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수도 네피도 의회에서 열린 취임식 연설에서 "미얀마는 이제 민주주의를 향한 길을 잘 가고 있지만, 새 정부는 극복해야 할 많은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새 정부는 민주주의와 연방제에 기반한 로드맵을 이행할 것"이라며 "우리의 우선순위는 민주주의와 평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제 관계를 강화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과의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념식에는 인접국인 중국, 인도, 태국을 비롯해 20여 개국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미얀마 국영 매체에 따르면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이번 주 축하 메시지를 보내 민 아웅 흘라잉의 "유능한 리더십" 아래 양국 관계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10일(현지시간) 미얀마 국회의원들이 네피도에서 열린 피다웅수 흘루타우(연방 의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미얀마 의회에서는 상·하원 의석의 25%에 군부 인사가 임명된다. 2026.04.10. ⓒ AFP=뉴스1

미얀마 군부는 아웅 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지난 2020년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정부를 전복시켰다.

이후 5년간의 군부 통치를 거쳐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2월 '민정 이양'을 내세워 단계별 총선 투표를 개시했다. 선거 결과 친군부 정당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선출직 의석의 80%를 차지하며 압승했다.

유엔과 인권 단체 등 국제사회는 총선이 군부 우호 세력에 유리하게 설계된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며 적법성과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아세안은 미얀마 총선에 참관단을 파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군부는 이번 선거를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주는 행위이자 내전 화해의 기회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이날 취임한 민 아웅 흘라잉 정부의 장관 30명 중 3분의 2 이상이 군 출신 인사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 소수민족 무장단체 등 반군 세력은 군부와 계속해서 내전을 치르고 있다. 수치 전 국가고문은 27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AFP통신은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목적은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씌워 자신들의 이미지를 정상화하고, 투자 프로젝트 등 대외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