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호주 FTA 8년 만에 타결…'탈중국·반보호주의' 연대
트럼프발 무역전쟁 속 '가치 공유' 파트너십…안보·핵심광물까지 포괄
이탈리아 와인 '프로세코' 명칭 10년 유예·호주산 소고기 쿼터 10배 확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유럽연합(EU)과 호주가 8년간의 줄다리기 협상 끝에 24일(현지시간)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호주 캔버라에서 만나 FTA 체결을 발표했다.
이번 협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양측은 특정 국가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호주 의회 연설에서 "우리는 어떤 공급자에게도 과도하게 의존할 수 없으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은 단순한 관세 철폐를 넘어 핵심 자원 공급망까지 아우른다. 양측은 FTA와 별도로 사이버 안보와 해상 안보, 방산 협력을 강화하는 안보·국방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또 2024년 체결된 핵심광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첨단 기술에 필수적인 리튬, 희토류 등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세계 핵심광물 시장의 60%를 장악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EU의 의지가 반영됐다.
협정 타결로 상당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EU는 10년간 대호주 수출이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 정부는 이번 협정으로 연간 약 100억 호주달러(약 10조4500억 원)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협정이 발효되면 EU산 공산품에 대한 관세가 99% 이상 철폐되고 호주산 핵심 광물에 대한 EU의 수입 관세도 대부분 사라진다.
수년간 협상의 발목을 잡았던 농산물 시장 개방과 지리적 표시제(GI) 문제도 극적인 타협을 이뤘다. 호주 와인 생산자들은 이탈리아 스파클링와인 명칭인 '프로세코'를 수출품에 10년간 더 사용할 수 있게 됐고, '페타'나 '그뤼에르' 같은 치즈 명칭은 5년 이상 사용해 온 기존 생산자에 한해 계속 사용이 허용됐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농축산 분야에서 EU는 호주산 소고기 수입 쿼터를 현재의 10배 이상인 연간 3만600톤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호주 축산 농가가 기대했던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폐쇄적이던 EU 시장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신 호주는 유럽산 전기차에 대한 사치세 부과 기준을 완화해 전체 모델의 약 4분의 3이 면세 혜택을 받도록 하며 유럽 자동차 업계에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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