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회담 의제 '호르무즈 호위' 급부상…日 '정보수집' 함정 검토

美국방장관, 日방위상에 '항행 자유' 공동성명 발표·지지 요청
日정부, 자위대 파견 법적 검토 착수…과거처럼 우회 파견 유력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4일 도쿄 의회 본회의에서 오가와 준야 중도개혁연맹 대표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2.24 ⓒ AFP=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미국이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에 호르무즈 해협 호위를 위한 해상 연합 구상에 지지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은 오는 19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양국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인 가운데 일본 정부는 지난 2019년 때처럼 정보 수집 목적으로 중동에 자위대 함정을 파견하는 우회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美국방장관, 호르무즈 호위 구상·공동성명 지지 요청

17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15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의 전화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 관련 일본의 협력을 요청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항행의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공동성명을 관계국들과 함께 발표하길 원한다며 일본이 대외적으로 지지를 표명해 줄 것도 요청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해당 구상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진행 중인 군사 작전과는 별개의 조치라고 설명하며 구체적인 활동은 앞으로 수일에서 수주에 걸쳐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장비 파견을 약속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며 자위대나 군함 파견 등 구체적인 요구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같은 구상이 오는 19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다뤄질 것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협력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도 전했다.

이에 고이즈미 장관은 일본이 사태의 조기 진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연합 구상에 찬성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유보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日정부, 자위대 파견 위한 법적 근거 검토 착수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법적으로 자위대 파견이 가능한지에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자위대 파견 가능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도 전날(1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기뢰 제거, 선박 보호, 타국 군과의 협력, 정보 수집 활동 범위 확대 등을 예로 들며 "일본 독자적으로 법적 틀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여러 지시를 내리며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투가 진행 중인 지역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데에는 법적 장벽이 높다는 판단이 일본 정부 내에서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위대를 파견하려면 일본 정부가 현재 상황을 '존립 위기 사태'나 미군 후방 지원을 수행하는 '중요 영향 사태'에 해당한다고 판단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이란 간 교전이 계속되는 동안 사태 인정을 근거로 한 자위대 파견은 어렵다는 관측이 강하다.

또 자위대법에 따른 '해상 경비 행동' 적용 여부도 논의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에 대해 "법적으로는 어렵다"고 밝혔지만, 고이즈미 방위상은 일반론을 전제로 "일본 관련 선박을 보호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가능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해상 경비 행동은 경찰권 행사에 해당해 다른 나라와 전투하는 무력 사용은 상정되지 않는다. 다만 자위대나 보호 대상이 공격받을 경우, 자기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무기 사용까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직접 파견은 부담…정보 수집 목적 '우회 파견' 가능성

일본 정부가 자국 관련 선박과 승무원 보호를 위한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중동 지역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전투가 계속되는 현시점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직접 자위대를 파견하기는 어렵다는 판단 아래 지난 2019년과 유사하게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제외한 지역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수행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지난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JCPOA)에서 탈퇴한 이후 중동 정세가 악화되자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는 참여하지 않고, 오만만·아라비아해 북부·아덴만 등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수행하도록 자위대를 파견했다.

당시 아베 신조 정권은 각의 결정을 통해 자위대 호위함과 초계기를 파견하고,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위대법 82조에 따른 '해상 경비 행동'을 발령해 대응하도록 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