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에너지 아끼자"…필리핀 공무원들 주 4일 근무

민간에도 협력 요청…경제계 "생산 차질" 난색

필리핀 마닐라 거리의 모습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필리핀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정부 기관의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AFP통, 필리핀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이란, 이스라엘, 미국 간의 무력 충돌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임시 조치로 정부 기관에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부는 경찰, 소방관 등 긴급 서비스나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처, 그리고 일선 대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제외하고 9일부터 주 4일 근무제를 실시한다.

이어 마르코스 대통령은 모든 정부 기관에 연료와 전력 소비량을 10~20% 감축하도록 지시했다. 공무 목적의 연수, 팀워크 활동은 물론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무실 회의"도 금지했다.

필리핀은 원유의 대부분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고, 전력 생산의 대부분을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는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전쟁의 희생자"라며 "필리핀 국민을 어떻게 보호할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치권에서는 민간 기업들도 유가 상승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프랜시스 에스쿠데로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해 조기에 조치하는 것은 상황이 악화할 경우 국가의 회복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민간 기업들도 주 4일 근무제, 또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페르디난드 페레르 필리핀 상공회의소 회장은 "제조업의 경우 한정된 자원으로 가동해 왔으며, 근무 일수를 더 줄이면 납기 일정 준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