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팔' 인도네시아, 가자에 8000명 파병 추진…美 통상 현안 의식?

인니, '중립국' 위상 약화 우려·친팔 여론 불구 파병 추진
'관세 의식' 분석에 인니 "평화위 참여는 팔레스타인 지지의 표현"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3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가자지구 종식을 위한 각국 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0.1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인도네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산하 다국적 평화 유지군에 최대 8000명의 병력을 파병할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파병이 인도네시아의 외교적 토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자지라는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지도자들과의 개인적 연대보다는 전략적 중립성에 기반해 왔다"며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파병 결정이 "신중하게 계산된 전략적 선택이라기보다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된 외교 철학적 토대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는 반응적 충동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비안토 대통령의 대변인은 지난 10일 파병과 관련해 "정확한 병력 규모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는 최대 8000명까지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알자지라는 중립국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해 온 인도네시아가 너무 미국에 기울었다는 비판을 받을 경우 중국, 러시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포함한 다른 주요 행위자들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파병 결정은 인도네시아 내에서 위헌 논란과 정치적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인도네시아 헌법은 모든 형태의 식민주의를 명시적으로 거부하고 국제적 정의를 강조하는데, 이스라엘에 기울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 참여와 파병 결정은 이를 위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면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꾸준히 지지해 왔으며 이스라엘과 수교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라보워 대통령이 파병을 결정한 것은 미국과의 통상 의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오는 19일 평화위원회 참석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할 때 상호관세 협정(ART)도 서명할 예정이다. 이 협정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를 32%에서 19%로 낮추고, 인도네시아가 수입하는 미국산 수입품의 99%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내용이다.

인도네시아 파라향안 가톨릭대의 외교정책 전문가인 아드리안우스 하르사와스키타는 호주 ABC 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미국 기업의 투자 이익 증대를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으며, 인도네시아가 투자 측면에서 중국과 너무 가깝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통상 문제와 파병 결정을 연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며 평화위원회 참여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의 표현이자, 두 국가 해결 방식을 원칙으로 한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 프로세스 지원을 위한 일관된 약속의 구현"이라고 선을 그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