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反中언론인 지미 라이 징역 20년형…"사실상 사형 선고"

일간 '빈과일보' 설립한 민주화운동가…'외세 결탁' 등 혐의 기소
국제사회 "78세에 20년형이라니…법치주의 홍콩 공포의 도시 돼"

홍콩 반중 일간지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이자 반중 성향 언론 재벌인 지미 라이(78)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홍콩 법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블룸버그, AFP통신에 따르면 홍콩 고등법원은 9일(현지시간) 열린 선고공판에서 외세 결탁과 선동 혐의로 라이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판결 요약문에서 "라이의 중대하고 심각한 범죄 행위를 고려한 결과, 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라이에게 총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5일 홍콩 고등법원이 2년간의 재판 끝에 "중국 공산당의 몰락을 꾀했다"며 라이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지 약 2달 만에 이날 형량이 선고됐다.

라이는 형량이 선고되는 동안 피고인석에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다. 라이는 선고가 끝난 뒤 호송되면서 아내 테레사, 전 홍콩 주교 조셉 젠 추기경, 전 빈과일보 기자 등 방청객들에게 엄숙하게 손을 흔들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중국 본토 출신 영국 시민권자인 라이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2년 전인 1995년 홍콩에 '빈과일보'를 설립했다. 빈과일보는 홍콩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대를 지지하는 논조의 보도를 계속하며 중국 정부의 반감을 샀다.

라이는 2019년 민주화 운동이 진압된 다음 해인 2020년 8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약 5년간 거의 독방에 갇혀 수감 생활 중이며, 빈과일보는 2021년 자진 폐간했다.

지난해 12월 법원의 유죄 판결 직후 서방 국가들은 이를 언론의 자유 탄압으로 규정하고 라이의 석방을 요구했다.

당시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표현의 자유, 의견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홍콩 기본법에 명시된 권리"라며 "우리는 홍콩 당국에 기소 절차를 중단하고 지미 라이를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성명에서 "78세 지미 라이에게 내려진 20년형은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이처럼 중형의 형벌은 잔혹할 뿐만 아니라 극도로 부당하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도 이번 사건을 "법치주의에 기반한 도시였던 홍콩이 공포에 기반한 도시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암울한 이정표"라고 규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