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통령, 호주 본다이비치 찾아 추모…"초청 부적절" 논란도

호주 총리 초청에 입국…'가자 집단학살 선동' 비난론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대통령 이츠하크 헤르초그(왼쪽)와 그의 부인 미할(가운데)이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주 총리의 안내를 받으며 시드니 본다이 파빌리온에서 발생한 2025년 12월 14일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헌화하러 도착했다. 2026.02.09.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유대인 대상 총격 사건이 발생한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로이터, AFP통신, 호주 공영 ABC에 따르면 헤르초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본다이 비치의 희생자 추모비에 헌화하며 호주 방문 첫 일정을 시작했다. 앤서니 앨버지니 호주 총리의 초청을 받아 호주를 방문한 헤르초그는 여러 도시를 돌며 유대인 공동체들에 연대를 표할 예정이다.

헤르초그는 추모 현장에서 "이것은 모든 호주인에 대한 공격이기도 했다. 우리 민주주의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 즉 인간 생명의 존엄성, 종교의 자유, 관용, 품위와 존중을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또 모든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이 악을 극복할 것"이라며 "테러, 폭력, 증오에 맞서 모든 종교와 모든 국가의 선량한 사람들 사이의 유대는 계속해서 굳건히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호주에서는 헤르초그의 방문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반대 진영은 헤르초그가 가자지구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인 수만 명에 대한 집단학살을 선동하는 발언을 했다며 그가 "분열을 조장하는 인물"이라고 비판한다.

호주 유명 인권변호사 크리스 시도티는 "헤르초그는 정치 지도자이지 종교 지도자가 아니다"라며 "총리가 유대인 공동체를 진정으로 지지하고 싶었다면, 존경받는 유대교 종교 지도자를 초청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유대인 협의회도 지난 28일 성명에서 "앨버니지 정부가 헤르초그를 호주에 초청함으로써 분열의 불씨를 지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완전히 부적절하고 모욕적이며, 대규모 시위를 촉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팔레스타인행동그룹 등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은 이날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예고했다. 호주 당국은 시드니 전역에 약 경찰 인력 3000명을 배치해 군중 통제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헤르초그는 추모 현장에서 기자들이 시위대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묻자 "시위에서 보고 듣는 대부분의 내용은 우리 국가의 권리와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것"이라며 "테러야말로 우리 지역의 평화 가능성과 평화라는 관념 자체를 훼손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14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열린 유대인 하누카 행사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15명이 살해되고 수십 명이 다쳤다. 총격을 가한 2인조 부자(父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버지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