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첫 여성 총리 칼레다 지아 별세…향년 80세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2차례 총리 지내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방글라데시 최초의 여성 총리를 지낸 칼레다 지아 전 총리가 오랜 투병 끝에 30일(현지시간)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1야당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은 이날 지아 총재가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의료진은 그녀가 말기 간경변, 관절염, 당뇨병을 앓았으며 흉부 및 심장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고인은 1981년 군사 지도자이자 당시 대통령이었던 남편 지아우르 라만이 신군부 쿠데타로 암살당하기 전까지 조용히 두 아들을 키우는 데 헌신해 왔다.
3년 후 남편이 창당했던 BNP의 총재에 오른 후 "가난과 경제적 낙후로부터 방글라데시를 해방하겠다"는 남편의 목표를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방글라데시 국부 셰이크 무지부르의 딸이자 아와미연맹의 당수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와 손을 잡고 민주화를 위한 대중 봉기를 이끌어 1990년 군사 통치자 호사인 모하마드 에르샤드를 실각시켰다.
이어 1991년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올라 라이벌 하시나와 함께 '싸우는 귀부인들'이라 불리며 방글라데시 정치를 양분해 왔다. 이들은 방글라데시 최초의 자유 투표에서 맞붙었고 지아 전 총리가 1991~1996년, 2001~2006년에, 하시나 전 총리는 1996~2001년에 번갈아 집권했다.
집권 당시인 1990년대 초 방글라데시 경제를 자유화해 수십 년간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공로로 찬사를 받았다.
2006년 물러난 후에는 부정부패 등 혐의로 수년간 수감 상태나 가택연금 상태로 지냈지만, 중도우파 정당 BNP는 계속해서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2009년부터 다시 총리를 맡아 온 하시나 전 총리가 학생시위 유혈 진압을 지시해 수백명이 사망한 사태로 지난해 8월 사퇴하고 인도로 망명한 뒤 연금에서 풀려났다.
고인의 아들이자 당의 임시 대표인 타리크 라만(60)은 약 17년 간의 자발적 망명 생활을 마치고 지난주 귀국했으며, 현재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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