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하켄크로이츠 게시 혐의로 英 남성 비자 취소…혐오표현 단속 예고
호주 정부 "비자 체류자는 손님…혐오 목적 방문에는 퇴거 요구"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유대인 축제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겪었던 호주가 이번 달 금지된 나치 상징물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된 영국 국적자의 비자를 취소했다.
영국 BBC, AFP통신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은 나치 하켄크로이츠를 게시하고 소셜미디어에서 반유대주의 발언을 일삼은 혐의로 기소된 43세의 영국 남성의 비자가 취소됐고, 호주 정부가 그의 추방을 추진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퀸즐랜드주 동부에 거주하던 이 남성은 이달 초 "금지된 나치 상징물을 게시한 혐의"로 호주연방경찰에 기소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지난 10월부터 여러 차례 소셜미디어에서 "나치 하켄크로이츠를 게시하고, 유대인 사회에 대한 증오를 담은 친나치 이념을 옹호했으며, 해당 공동체에 대한 폭력을 조장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계정이 차단당하자, 그는 비슷한 이름의 두 번째 계정을 만들어 유대인을 공격하는 콘텐츠를 계속 게시했다.
경찰이 지난달 남성이 거주하는 주택을 수색한 결과 나치 문양이 새겨진 검, 도끼, 칼 등 여러 무기가 발견됐다.
버크 장관은 호주 공영 ABC 인터뷰에서 "비자 취소에 관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도 혐오를 용납할 시간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자를 소지한 거의 모든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선량하고 환영받는 손님"이라며 "하지만 누군가 혐오를 목적으로 이곳에 온다면, 그들은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도 버크 장관은 시드니에서 열린 네오나치 시위에 참여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성 매튜 그루터의 비자를 취소한 바 있다.
호주 정부는 지난 14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열린 유대인 하누카 행사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15명이 숨진 사건 이후 혐오표현를 겨냥한 광범위한 단속을 예고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혐오 설교자 처벌, 미성년자 급진화 시도자 처벌, 가입이 금지되는 극단주의 단체 명부 신설 등의 내용이 담긴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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