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찰 "본다이 비치 총격범들, 범행 전 시골서 '전술 훈련'"

"산탄총 발사하고 '전술 움직임' 보여"
"IS 깃발 앞 시오니스트 비난 영상 촬영도"

14일(현지시간) 호주 캠시 브라이턴 애비뉴 103번지에서 사지드 아크람(50)과 나비드 아크람(24)이 담요로 감싼 물건들을 들고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다. 이들은 같은 날 저녁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열린 유대교 축제 '하누카' 행사 참가자들을 향해 약 10분간 총격을 가해 15명을 살해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법원 제공) 2025.12.22.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 총격 사건의 부자(父子) 총격범이 범행 전 전술 훈련과 사전 답사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2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호주 경찰은 사지드 아크람(50·사망)과 나비드 아크람(24)이 총격 사건 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시골 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화기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국이 공개한 사진에는 이들이 산탄총을 발사하고 '전술적 방식'의 움직임을 보이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또 지난 10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깃발 앞에 앉아 시온주의자(이스라엘)를 비난하고 범행 동기를 설명하는 영상을 촬영했다.

범행 불과 며칠 전에는 한밤중에 본다이 비치를 사전 답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열린 유대교 축제 '하누카' 행사 참가자들을 향해 약 10분간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15명이 숨졌고 2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아버지 사지드는 현장에서 사살됐고, 아들은 경찰의 총격을 받고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의식을 회복한 뒤 살인·테러 등 59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동기는 IS 이념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1996년 포트 아서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35명이 숨지자 호주가 총기 규제를 크게 강화한 뒤 약 3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평가된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혐오 설교에 대한 가중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강력한 새 법률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우리는 IS에 영감을 받은 테러리스트들이 승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라며 "우리는 그들이 사회를 분열시키도록 두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총리로서, 제가 총리로 재임하는 동안 이런 잔혹한 범죄가 발생했다는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유대인 공동체와 우리 국가 전체가 겪은 일에 대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정부는 유대계 호주인들을 보호하고, 그들이 누구인지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권리, 신앙을 실천하고 자녀를 교육하며 호주 사회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는 기본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매일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