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축제 총기참사에…호주 총리 "혐오 발언 처벌 강화 추진"

유가족 "정부, 반유대주의 물결에 제대로 대응 못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이틀 전 시드니 본다이 비치 인근에서 발생한 유대교 축제 총기난사 사건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5.12.16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호주가 18일(현지시간) 시드니 유대교 축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혐오 발언을 단속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혐오 발언과 폭력을 조장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고 기소를 더 쉽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인은 충격을 받았고 분노하고 있다"며 "사악한 재앙에 맞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앨버니지 정부는 집권 2년 동안 혐오 발언을 범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8월엔 이란이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발생한 2건의 반유대주의 방화 공격을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호주 주재 이란 대사를 추방했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앞서 파키스탄 출신 사지드 아크람(50)과 아들 나비드 아크람(24)은 유대교 축제인 하누카 첫날을 맞은 14일 오후 6시 45분쯤 시드니 동부 유명 관광지인 본다이 비치 인근에서 약 10분 동안 총격을 가해 15명을 살해했다. 2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범행 동기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이념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유대주의 사상으로 인한 테러에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고 혹시 모를 반유대주의 증가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최연소 희생자인 고(故) 마틸다(10)의 어머니 발렌티나는 호주 언론에 정부가 반유대주의 물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수년 동안 (이를 예방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버지 용의자인 사지드는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다. 아들 용의자인 아크람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전날(17일) 살인·테러 혐의를 포함해 59건의 범죄로 기소됐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