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급진화됐는지 몰라"…본다이비치 총격범 풀리지 않는 의문
아버지 총격범 극단주의 무관한 인도 남부 출신…호주 이주 후에도 평범한 삶
아들 용의자 의식 회복…17일 기소되고 조사받을 듯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열린 유대교축제 행사에서 14일 총기를 난사하다 경찰에 의해 사살된 용의자 사지드 아크람(50·사망)이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 출신으로 확인됐다. 인도 현지 경찰은 그의 가족이 "급진적 성향"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16일 밝혔다.
영국 가디언 등은 본다이 비치 총격범인 부자(父子) 용의자의 급진화 경로가 불분명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극단주의 성향과 관련 없는 인도 남부의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도시 하이데라바드 출신에 1998년 호주로 이주해 결혼, 평범한 삶을 살아온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를 보면 급진화가 해외에서, 혹은 온라인이나 외부 요인으로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총격 용의자인 아들 나비드 아크람(24)은 경찰의 총격을 받고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16일 오후 의식을 회복했으며, 이르면 18일 기소될 전망이다. 뉴사우스웨일스 경찰청장은 "약물 영향이 사라지고 법률 조력을 받을 때까지 기다렸다"며 조사가 곧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수 시간 내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유대인 하누카 축제 행사장에서 15명이 살해됐다. 약 30년 만의 최악인 이번 총격 사건 희생자들의 장례식은 17일 시작됐다. 부상자 22명은 시드니 병원 여러 곳에서 치료 중이며, 3명은 위중한 상태다.
인도 텔랑가나주 경찰은 사지드 아크람이 하이데라바드에서 상경학 학위를 취득한 뒤 1998년 호주로 이주해 유럽계 여성과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 문제로 여섯 차례 인도를 방문했지만, 급진화 정황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호주 경찰은 사지드와 그의 아들 나비드가 지난달 필리핀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테러 조직 연계 여부나 현지에서 훈련받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들이 방문한 필리핀 민다나오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활동 중인 곳이다. 앞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총격 사건의 범행 동기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의 증오 이념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격의 최연소 희생자인 10세 소녀 마틸다의 부모는 16일 저녁 본다이 비치 추모 행사에서 "호주에서 첫 아이를 낳아 마틸다라는 이름을 지었다"며 오열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이주해 온 가족으로, "이곳에서 딸을 잃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희생자 중에는 홀로코스트 생존자 알렉산더 클레이트먼(87), 지역사회 봉사자로 알려진 마리카 포가니(82), 그리고 총격을 막으려다 숨진 보리스·소피아 구르만 부부와 루벤 모리슨 등이 포함됐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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