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발화지점 추정 영상 공개…"6분 만에 1층서 4층까지 번져"
소셜미디어 영상 확산…"1층 비계 불이붙은 뒤 상부로 순식간에 확산"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100명 이상이 숨진 홍콩 고층아파트 대형 화재의 초기 단계를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2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확산하고 있다. 영국 BBC의 팩트체크 탐사보도팀인 BBC 베리파이는 이 영상이 화재가 막 발생했을 때 촬영됐다고 판단했다.
매체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스레드의 한 사용자는 26일 "오후 2시 51분 친구와 얘기하던 중 탁탁 하는 소리와 함께 화재 경보음을 들었다. 그때 건물 1층 비계에서 불이 났다"며 2개의 영상을 올렸다.
이어 "오후 2시 57분 처음으로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땐 불길은 이미 4층까지 번졌다"며 "불이 너무 빨리 번져서 소방관들은 거의 속수무책이었고, 물을 뿌릴 수만 있었지 진압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용자가 게시한 영상은 건물 아래 대나무 비계(飛階·공사용 임시 발판)에서 작은 불길이 발생해 대나무 비계를 따라 서서히 번져 올라가는 게 담겨 있다. 이후 대나무가 타면서 큰 폭발음을 냈다.
BBC 베리파이는 영상 안의 울타리·나무·외벽을 구글이 촬영한 거리 이미지와 대조하고 아파트 단지 동쪽 끝에 있는 건물의 입구 근처에서 촬영됐음을 확인했다.
앞서 홍콩 타이포의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서 26일 오후 화재가 발생했다. 웡 푹 코트엔 약 2000가구 40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28일 오후 현재까지 사망자는 소방관 1명을 포함해 128명으로 늘었다. 약 200명은 실종 상태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지난해 7월부터 대나무 비계와 녹색 철망으로 둘러싸인 채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당국은 보수공사에 문을 밀봉하기 위해 사용된 보호망, 필름, 스티로폼 소재 관련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과실이 화재의 급속한 확산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콩 경찰은 아파트 건물의 유지 보수를 담당한 건설사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948년 17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홍콩 창고 화재 사건 이후 77년 만에 최악의 참사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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