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수사당국, 대형 화재에 "부패 수사 착수"…담배꽁초 발화 의혹도

대나무 비계 등 건설 자재 안전기준 불합 의혹 …건설사 관계자 3명 체포

홍콩의 초고층 아파트 단지를 휩쓴 대형 화재로 최소 44명이 사망하고 279명이 27일 실종된 가운데 27일 오전 소방 작업이 진행중이다. 앞서 전날 오후 2시 51분쯤 홍콩 북부 타이포의 '왕 푹 코트'(Wang Fuk Court) 주거 단지에서 화재 신고가 처음으로 접수됐다. 왕 푹 코트는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로 이뤄졌으며 8개 동에 2000세대가 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홍콩 반부패기관이 대형 화재로 최소 55명이 숨진 홍콩 고층아파트에서 진행 중이었던 보수공사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홍콩 독립반부패위원회(ICAC)는 2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국민들의 "막대한 관심을 고려해 오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왕푹 코트의 대규모 리모델링 프로젝트의 잠재적인 부패 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오후 2시 51분쯤 홍콩 북부 타이포의 '왕 푹 코트'(Wang Fuk Court) 아파트 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55명이 숨지고 270명 이상이 실종됐다.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로 이뤄진 왕 푹 코트는 8개 동에 2000세대, 4800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지난해 7월부터 대나무 비계(飛階·공사용 임시 발판)와 녹색 철망으로 둘러싸인 채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홍콩 대나무 비계 ⓒ 로이터=뉴스1 ⓒ News1 구경진 기자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피해를 키운 데는 대나무 비계와 함께 보수공사에 가연성 건설 자재가 사용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2시쯤 공사를 맡은 건설사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또 왕 푹 코트 단지 공사를 담당한 로럴스 산업센터에 대한 증거 수색도 진행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아파트 단지의 일부 창문을 막고 있었던 가연성 폴리스타이렌 보드에서 해당 건설사의 이름을 발견했다. 관계자들은 아파트에서 발견된 보호망, 플라스틱 덮개 등 다른 건축 자재들도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것으로 의심한다고 전했다.

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파트 보수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버린 담배꽁초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아파트 거주자 광푸이룬은 "건설 노동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늘 봤다. 그들은 담배꽁초를 곳곳에 버린다"고 SCMP에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