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베' 다카이치 차 번호 37-77 의미는?…"중일 전쟁 발발 날짜"
중국 네티즌 "의도된 조합…예전 도요타 차도 동일한 번호판" 분노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일본 총리 다카이치의 공식 차량에 붙은 번호판 '37-77'이 상징성 논란을 일으키며 중국과 외교적 마찰이 더욱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숫자 조합처럼 보이지만 특정 역사적 날짜와 맞물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27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따르면 다카치이 총리가 이용하는 의전용 차량 사진이 공유된 뒤 중국권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의미 해석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빠르게 확산됐다.
'37-77'은 1937년 7월 7일로 이어지는 숫자다. 중국이 '77사변'이라 부르는 노구교 사건은 일본군과 중국군이 베이징 교외 루거우차오(노구교)에서 충돌한 뒤 전면전으로 번지며 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역사적 사건이다.
특히 현지에서는 중일전쟁 발발의 기점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지금도 민감한 사안으로 취급된다.
일본 내에서도 번호판이 공개되자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상징성을 의식한 조합 같다", "그녀가 과거 이용했던 도요타 JZA70 수프라 역시 동일한 번호판을 달고 있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는 글이 공유됐다.
중국 온라인에서 역시 번호판이 공개되자 불편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는 숫자가 역사적 사건을 직접 떠올리게 한다며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이어졌고, 과거에도 기호나 숫자 조합과 관련해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는 글이 함께 올라왔다. 이번 논란도 그런 흐름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보수 성향이 뚜렷하고 국방·헌법 이슈를 꾸준히 강조해 온 인물이다. 상징성이 큰 장소를 찾아온 사례도 많아 주변국의 관심을 받아왔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번 번호판을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중국뿐 아니라 일본 내부에서도 중론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다른 온라인 게시글에서는 외교 대표단의 태도나 몸짓을 분석하며 양국 간 체면 경쟁 구도로 연결하는 글도 등장했다.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이런 해석이 번호판 논란과 함께 확대되며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매체는 "차량 번호판과 같은 일상적인 요소도 역사적 기억과 정치적 맥락 속에서 외교적 상징으로 확장되는 흐름은 동아시아에서 반복돼 왔다"며 "이번 사건 역시 숫자 하나가 양국 관계의 민감한 감정을 자극하며 논쟁을 키운 사례로 남았다"고 분석했다.
'여자 아베'라고 불릴 정도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적 계승자를 자임하는 다카이치 총리는 당내에서 영향력이 크고 취임 이후에도 보수적 행보를 이어온 만큼, 공식 차량에서 시작된 논란은 더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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