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자카르타 "개고기 금지"…공중보건·동물권 개선

매달 개 9000마리 도축

지난해 1월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물보호소 활동가들이 인도네시아 스마랑에서 경찰에 압수된 개 수백 마리를 실은 트럭을 검사하고 있다. 이날 인도네시아 경찰은 쇠사슬에 묶인 채 도축장으로 향하던 200마리 이상의 개를 실은 트럭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2024.01.06.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인도네시아 최대 도시 자카르타에서 공중보건 개선과 동물학대 예방을 위해 개고기와 고양이고기를 금지하겠다고 자카르타 주지사가 발표했다.

마더십,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라모노 아눙 자카르타 주지사는 개고기와 고양이 고기의 거래와 소비를 금지하는 주지사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자카르타 시청에서 시민단체 '개고기 없는 인도네시아'와 만난 프라모노 주지사는 "자카르타의 개고기 거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고, 이를 금지하기 위한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에 개고기 소비와 거래, 그리고 고양이고기 금지에 관한 주지사 규정을 준비하라고 요청했다. 한 달 안에 완료되기를 바란다"면서 자카르타 지역인민대표위원회(DPRD)와 협력해 주지사 규정 외에도 지역 규정에 따라 개고기가 규제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동물보호단체의 도니 헤르다루 토나는 "동물 학대에 맞서는 오랜 투쟁에서 중대한 전환점을 의미한다"며 환영했다.

자카르타에서 개고기 소비는 줄어들고 있지만, 매달 개 9000여 마리가 식용으로 도축되고 있다.

개고기 반대론자들은 개 식용이 광견병 등 인수공통전염병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1~7월 71명이 광견병으로 사망했다.

또 젊은 인도네시아인들을 중심으로 개와 고양이를 가축이 아닌 반려동물로 여기면서 동물권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음식점 주인과 고객들은 금지 조치에 반발하며 개고기는 지역 전통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개고기를 취급하는 일부 노점상들은 대의 반발을 피해 암호화된 간판을 내걸며 은밀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규정이 발효되면 지역 공무원이 현장 단속을 통해 규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