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자를 가스실로"…美청년공화당 지도부 텔레그램 단톡 '막장'

폴리티코, 뉴욕 등 공화당 청년조직 지도자들 대화록 입수·보도
인종차별·여성혐오 등 수두룩…공화당 지도부·백악관 '선긋기'

뉴욕청년공화당 클럽 회원들. ⓒ 로이터=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미국 공화당의 청년조직 지도자들이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극단적인 인종차별, 반유대주의, 여성 혐오가 담긴 대화를 일상적으로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나 미국 정치권에 충격을 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청년 지도자들이 지난 1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 '청년공화당 복원 전쟁실'(RESTOREYR WAR ROOM)이라는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나눈 2900페이지 분량의 대화록을 입수해 분석·공개했다.

이 단체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뉴욕주 청년공화당 전 회장인 피터 준타가 만든 것으로 뉴욕, 캔자스, 애리조나, 버몬트 등 미 전역의 여러 주(州)지부 소속 청년 지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준타는 자신이 청년공화당 전국연맹(YRNF) 회장 선거에 패배하자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은 반대자들을 "전부 가스실에 보낼 거야"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또 "인류 역사상 가장 훌륭한 고문 방법들을 개발할 것"이라며 "우리는 진정한 신봉자들만 원한다"라고도 말했다.

이에 뉴욕주 청년공화당 법률고문으로 알려진 조 말리뇨가 "샤워실을 좀 고쳐야겠네. 가스실은 히틀러의 미학에 안 맞잖아"라고 호응했고, 뉴욕주 전국위원회 위원 애니 카이카티도 "이제 사람들 타는 걸 볼 준비가 됐어"라고 동조했다.

이외에도 준타는 "나는 히틀러를 정말 사랑해", "흑인은 원숭이", "강간은 멋지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미네소타·메릴랜드 등 특정 주 공화당원들을 향해 "게이들", "뚱뚱한 유대인들" 등 모욕적 언사를 퍼부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강경 우파 플랫폼을 바탕으로 청년공화당 전국 조직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던 이들이 비공개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이 드러난 직후 공화당 지도부는 선 긋기에 나섰다. 마이크 라일리 뉴욕주 하원의원은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는 준타를 직위에서 해임했고 청년공화당 전국연맹 회장 선거 때 준타를 지지했던 엘리스 스테파닉 하원의원(뉴욕주)은 "소름 끼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자들이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캔자스 공화당도 "그들의 발언은 공화당의 가치, 특히 몇 달 전 흑인 당대표를 선출한 캔자스 공화당 전체의 신념과는 전혀 다르다"고 했고, 백악관 관계자는 "해당 단체와 어떤 관련도 없으며 수백 개 단체가 늘 백악관의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준타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동시에 "메시지의 정확성을 검증할 방법이 없으며 문제의 대화록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이 기록은 협박을 통해 입수되었으며, 나를 모함하려는 사람들이 직접 폴리티코에 전달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들 대화에 참여한 뉴욕주 청년공화당 부회장 바비 워커도 대화의 일부가 "편집되거나 맥락이 왜곡되거나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