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다카이치, 당 결속부터…방위상 고이즈미·외무상 모테기

총재선거 경쟁자 모두 요직 배치…총무상엔 하야시 관방장관 검토
'총리 빨간불' 다카이치, 오늘 양원 의원 간담회…공명당 이탈 경위 설명

다카이치 사나에가 4일 도쿄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후 당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가 임시국회에서의 총리 지명 투표에 대비해 총재선거에 출마했던 주요 인사 전원을 요직에 기용하는 방향으로 각료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연정 파트너 공명당과의 26년 동행이 깨지면서 차기 총리 선출에 빨간불이 켜지자 포용형 인사로 우선 당내 결속을 이루고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정권 출범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요미우리와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총무상으로 기용하는 방안을 두고 조율하고 있다.

참의원 5선·중의원 2선의 하야시는 외무상, 문부과학상 등 주요 부처를 두루 경험한 중진으로 지방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그의 성향이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다.

아울러 방위상에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외무상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을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 4일 실시된 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으며 당시 고이즈미는 2위, 하야시는 3위,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이 4위, 모테기는 5위를 기록했다.

고바야시는 앞서 당 정책을 총괄하는 정무조사회장으로 임명됐다.

신문은 다카이치 총재가 "모든 출마자를 요직에 배치함으로써 당 전체의 단결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오후 자민당 본부에서 양원 의원 간담회를 열어 공명당이 연립정권에서 이탈한 경위와 당 운영 방침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앞서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 10일 공명당 사이토 데츠오 대표로부터 "일방적으로 연립 이탈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달 하순 소집될 예정인 임시국회 총리 지명 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총리로 지명되기 위한 절차와 구상을 설명하고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는 집권 자민당 총재에 취임하면 며칠 뒤 총리 지명 선거를 통해 새 총리로 선출된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재는 여소야대 구도에서 기존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마저 연립 이탈을 선언하면서 위기에 몰려 있다.

총리 선거의 핵심인 중의원의 465석 중 자민당 의석수는 196석으로 과반(233석)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연립정권에서 이탈하기로 한 공명당을 포함한 야당의 연합 여부에 따라 야당 측에서 총리가 선출될 가능성도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148석)을 비롯해 일본유신회(35석), 국민민주당(27석)이 합하면 210석으로 자민당을 앞서지만 역시 과반에는 미치지 못한다. 연립 정권에서 이탈한 공명당(24석)을 합하면 이론적으로는 과반으로 야당 후보를 총리로 선출할 수 있다.

일본 총리 지명 선거는 하원인 중의원과 상원인 참의원에서 각각 진행되지만, 양원의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의 투표 결과가 우선하게 돼 있어 사실상 중의원의 투표로 결정된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