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 장남 없다?…'4차례 방북' 로드먼 "남자아이 못봤다"
美 북한인권위 보고서…"김정은에 아들 있는지 의문"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딸 김주애가 첫째 자녀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간 김 총비서의 첫째는 아들이라는 추정이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아 여전히 아들 존재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비정부기구(NGO)인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마지막 후계자? 김주애와 북한의 권력승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김 총비서를 만나본 외부 증언 등을 토대로 주애의 후계자 가능성을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애의 존재를 세계에 처음 알린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은 네 차례 북한을 찾아 김 총비서 일가와 측근을 만났지만 남자아이와 관련된 어떤 흔적도 접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로드먼은 지난 2013년 9월 두 번째로 방북한 이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의 아기 주애를 안아 보았고 리 여사(김 총비서 부인)와도 대화를 나눴다"며 "그는 아름다운 가정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재우 자유아시아방송(RFA) 기자는 지난 4월 로드먼을 직접 만나 주애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당시에도 '2013년 원산 방문 당시 아들을 비롯해 다른 아이를 보았느냐'는 질문에 "가족들이 주변에 있었지만 남자아이는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김 총비서의 스위스 유학 시절 동급생이었던 조앙 마카엘로도 지난 2013년 4월 평양을 찾았을 때 "딸을 낳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RFA가 2023년 5월 보도했다.
보고서는 "이 증언은 자녀 관련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하거나 그의 가족을 본 외국 인사의 증언과 정확히 일치했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김주애가 첫째이며 그녀가 후계자로 준비되고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이 때문에 통일부와 통일연구원 등 한국 고위 관계자들도 주애가 실제 장녀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으며 국가정보원도 북한으로의 남아용 장난감 수입 증가를 근거로 2010년생 아들의 존재를 추측했지만 이 이론은 현재 재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지난 2017년 김 총비서의 자녀 관련 2010년 첫째 아들, 2013년 둘째 딸, 2017년 성별 미상의 셋째 자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리 여사가 2010년에 출산했다는 주장은 그해 잦은 공연 활동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북한의 산후휴가 180일을 고려하면 출산 후 바로 무대에 복귀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의문이다.
또 국정원은 김 총비서가 2009년에 결혼했다고 보고했지만 실제 리 여사가 무대에서 사라진 것은 2011년쯤이라는 것을 근거로 결혼이 이 시기일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혼전 임신이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2010년 아들 설에 더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주애보다 어린 아들이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선 "관련된 정보가 확인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주애는 2022년 11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발사 현장에 김 총비서와 동행한 보도를 통해 처음 대외에 존재가 공개됐다. 등장 초기에는 후계자보다는 '미래세대의 상징'으로 공개했다는 분석이 유력했지만 이후 잦은 등장으로 후계자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도 김 총비서와 동행하면서 4대 세습을 위한 후계자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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