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덕에 '앙숙'에서 '친구'로…모디 "중국과 국경 문제 합의"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1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인도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양국은 수년간의 국경 분쟁도 해소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 참석했다. 모디 총리의 공식 X 계정에 게시된 영상에 따르면, 총리는 정상회담과 별도로 열린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우리는 상호 존중, 신뢰, 그리고 세심한 배려를 바탕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국경 관리에 관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덧붙였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국경 문제가 중-인도 관계의 전반을 규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양측이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인식한다면 중-인도 관계가 "안정적이고 광범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양국은 2020년 국경분쟁지인 라다크 갈완계곡에서 서로 돌이나 쇠 파이프, 못 박힌 몽둥이를 들고 육탄전을 벌였던 사이다. 이에 따라 양측 모두 많은 인명피해가 났다. 앞서 1962년에는 전면적인 전쟁을 벌이기도 했던 앙숙 관계다.
두 정상은 지난해 국경 순찰 협정 체결 후 러시아에서 획기적인 회동을 가졌고 그 후 양국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양자 회담은 미국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인도 상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한 지 5일 만에 이루어졌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과 모디 총리가 서방의 압력에 맞서 공동 전선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몇 달 사이 양국 간 직항 재개, 관광비자 제한 해제, 인도에 대한 중국의 희토류· 비료·터널 굴착기 수출 규제 해제 등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 조치들이 있었다.
하지만 로이터는 "양국 관계에는 다른 장기적인 걸림돌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2025 회계연도에 992억달러에 달한 사상 최대 규모의 인도 대중 무역 적자, 중국의 티베트 지역 대형 댐 건설, 달라이 라마 문제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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