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맞는 달라이라마 "내 재단서 후계자 선정…누구도 간섭못해"

생일 앞두고 성명…中 "중국 법에 따라 선발해야"

2일(현지시간) 인도 히말라야 산악지역 다람살라에서 열린 고위급 티베트 불교 종교회의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영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7.0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곧 90세 생일을 맞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후계자 선발은 자신이 이끄는 비영리재단이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달라이 라마 제도는 계속될 것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티베트 불교 전통과 달라이 라마 제도 유지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재단인 '가덴 포드랑 기금'만이 티베트 불교 지도자들과 협의해 자신의 후계자인 미래 환생자를 정할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달라이 라마는 "그들은 과거 전통에 따라 (후계자) 탐색 및 인정 절차를 진행해야 하며, 이 문제에 간섭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6일 90세 생일을 맞는다. 이날 그의 발언은 생일을 기념하는 1주일간의 행사 중 나온 것이다. 중국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 3월 공개된 저서를 통해 자신의 후계자는 중국 밖에서 태어날 것이라며 자신을 따르는 신도들에게 중국이 선정한 후계자를 거부할 것을 촉구해 왔다. 미국도 이에 동조하고 있으며 지난해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은 티베트 자치권을 둘러싼 분쟁을 해결하도록 중국에 압력을 가하는 '티베트 해결법'에 서명하기도 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의 실권자로 티베트 불교의 최고 수장을 의미하는 세습명이며, 고위 승려가 환생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을 선발해 옹립한다. 현재 달라이 라마는 14대째 달라이 라마로, 1935년 태어났으며 2세 때 환생의 징후를 보여 선발됐고 1940년 즉위했다.

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침공해 이듬해 합병했다. 그러자 달라이라마는 1959년 중국에 대한 봉기를 일으켰으나 실패했고 티베트에서 탈출했다. 이후 인도 히말라야 산악지역에 티베트 망명 정부를 세운 후 비폭력 독립운동을 주도해 왔고, 1989년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차기 달라이 라마는 중국 법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3월 달라이 라마는 정치적 망명자이며 "티베트 주민들을 대표할 권리가 전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달 6일 베이징에서 중국 정부가 티베트 불교 2인자로 인정한 판첸 라마 기알첸 노르부와 만나 "티베트 불교의 활불(活佛)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민족 단결·종교 평화·시짱의 안정적 발전과 진보에 더 크게 기여하도록 노력하라"고 당부했다. 티베트 자치구 주민들에게는 편지 답장을 보내 "공산당과 함께 가면 행복할 것"이라며 민족 단결을 주문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