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기난사범 막아선 노인 마지막 말 "안녕 형제여"

다우드 나비의 아들들인 야마(왼쪽)와 오마르가 자신의 아버지의 사진을 보여주며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총기 난사사건에서 한 70대 노인이 용의자의 앞을 막아섰다가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인 이 노인이 용의자에게 건넨 마지막 말은 "안녕 형제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용의자가 버린 총을 들고 좇아가서 용의자 차 유리를 부순 용감한 남성들 등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가 수십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인 사건 후 속속 전해지고 있다.

16일 현지 외신들과 페이스북, AFP통신 등에 따르면 다우드 나비는 알누르 사원내 다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용의자인 브렌턴 해리슨 태런트(28)의 앞을 막아섰다가 첫 희생자가 되었다. 1970년대 후반 아프간 난민으로 와서 뉴질랜드에 정착한 71세 노인인 그는 뉴질랜드를 '낙원'이라고 생각해왔다.

나비의 아들인 야마와 오마르는 생존자들로부터 "당신의 아버지가 우리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는 말을 들었다.목격자들에 따르면 나비는 총으로 무장한 용의자의 앞에 뛰어들며 상황을 누그러 뜨리고 시간을 벌려는 듯 "안녕 형제여"(hello brother)라고 친절하게 말을 건넸다.

그 말에 아랑곳않고 용의자는 총을 난사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슬람인의 친절과 용기를 보여준 그에 대한 애도의 글이 넘쳤다.

한편 생존자 중에는 용의자의 살육을 저지하기 위해 애쓴 두 남성도 있었다. 알라비 라티프는 두번째 난사가 이뤄진 린우드 사원에서 예배중이었다. 총소리가 들려 창문 사이로 보니 총기로 무장한 용의자가 보였고 시신들이 누워 있었다. 몸을 낮춘 알라비는 옆의 한 남자와 용의자를 저지할 방법을 속삭이며 논의했다.

이들은 총알을 다 소진한 용의자가 총을 버리고 차로 돌아가자 빈 총을 주워들고 그를 쫓아갔다. 그리고는 용의자 차량의 뒷유리를 부수었다. 차량이 쉽게 눈에 띈 덕에 용의자는 린우드 사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경찰에 붙잡혀 더 이상의 범행을 저지르지 못했다.

ungaung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