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회장 위안부 망언 '파장'…배후엔 아베 총리?
(종합)
-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일본 공영방송 NHK의 모미이 가쓰토(70) 신임 회장이 25일 취임 회견에서 일본 위안부와 관련, "전쟁을 한 어느 나라에도 있었다"고 말하며 배상을 요구하는 한국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파문이 일고 있다.
모미이 회장의 발언이 알려진 뒤 도처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이날 일본 민주당의 오하타 아키히로 간사장은 도쿄 도내에서 기자들에게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하타 간사장은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견해를 밝힌 사실을 염두에 두고 "총리가 (모미이 회장을 사실상) 지명한 것이 뒷받침 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아베 총리는 2006∼2007년 아베 1기 때 "군과 관헌에 의한 위안부 강제연행이 이뤄진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고, 제2차 총리 임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1993년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담화를 수정할 뜻을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모미이 회장은 회장으로 첫 걸음을 내딛는 자리에서 부주의한 발언을 했으며 이는 앞으로 진퇴 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즈시마 히로아키 호세이대학 교수는 일본 야후에 오른 블로그에서 회장의 위치는 "NHK가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채널을 제공하고 있는지 그것을 책임지는 자리"라며 "그 사람이 취임하자마자 기자회견에서 '사창가' 운운했다. 물러나야 하는 충분히 부적절한 발언이다"고 지적했다.
히로아키 교수는 이어 "'왜 아직 밤문화가 있느냐'는 말은 현재에도 남성은 성적 처리 장소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며 "일본에서는 불법으로 돼 있는 매춘을 긍정하는 인식은 나타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미이 회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지금의 도덕성에서 보면 나쁜 것이지만, 전쟁을 했던 어느 나라에도 있었다"며 프랑스, 독일 등의 국가를 언급했다.
모미이 회장은 이어 "네덜란드에는 왜 아직도 밤문화(매매춘)가 있겠느냐"면서 강제 연행된 위안부들을 매춘부로 보는 인식을 드러냈다.
모미이 회장은 또 "회장직을 내려놓고 말하겠다"며 "일본만이 강제 연행했다고 말하니깐 (한국과 일본 간에) 이야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돈을 배상하라고 하는데, 모두 한일 협정(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해결했다. 왜 다시 되풀이 되나"라며 일본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옮겼다.
모미이 회장은 독도·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등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일본의 입장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왼쪽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모미이 회장은 기자로부터 공식 회견 장소임을 지적당하자 자신의 발언을 "전부 취소한다"고 말했다고 아시히 신문은 전했다.
아시히 신문은 "방송법에서는 NHK를 포함한 방송사업자에 '정치적 공정성'을 의무화하고 있다"면서 "이날 모미이 회장의 발언은 이례적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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