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보다 더 찬란한 인도 우다이푸르
로맨틱 인도 여행 ② 호수의 도시
-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라자스탄=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전 세계 물 위에 떠 있는 도시들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비교되는 것이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굳어졌다.
인도 서부 라자스탄 주에 속한 우다이푸르도 그 중 하나다. 인공호인 피촐라(Pichola) 호숫가에 지어진 도시는 '동양의 베네치아'로 불리고 있는데 그저 이 수식어로 우다이푸르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도시는 천년의 역사를 지닌 메와르왕조의 수도로서 찬란한 문화유산과 고요하고 향기로운 문화가 거리마다 깊이 스며들어 있다. 여기에 하얀 대리석 건물과 호숫가의 낭만이 더해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덕에 우다이푸르는 신혼여행지로 유명하다. 인도 현지인뿐 아니라 유럽인들이 많이 찾아온다. 미국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이던 재클린 케네디가 그리스의 세계적인 선박왕 오나시스와 재혼했을 때 우다이푸르에서 사랑을 맹세하기도 했다.
도시의 낭만적인 분위기 중심엔 '레이크 팰리스'(Lake Palace)와 시티 팰리스(City Palace)가 있다.
레이크 팰리스는 1754년 지어진 왕실의 여름 궁전으로 지금은 인도에서 제일 유명한 초호화 호텔이다. 제임스 본드 영화인 '옥토퍼시'의 주요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명성에 비해 외관은 수수해 보이지만, 내부는 화려하기 그지없다. 대리석 건축물과 내부를 치장한 화려한 비단, 형형색색의 벽화, 우아한 목제 가구 등은 이국적이면서도 고급스럽다.
기본적인 객실인 2인용 럭셔리룸 이용료가 3만5000루피(약 56만원)로 배낭여행자들이 묵을 엄두를 내기는 어렵다. 다른 호텔과 투숙객 외엔 구경을 허용하지 않으며, 레스토랑 이용을 해야만 수상 별실 정도 출입할 수 있다.
레이크 팰리스에서 머무르지 못한 아쉬움은 자디만디르 섬(Jagmandir Ghat)에서 달랠 수 있다.
이 작은 섬 역시 여름 궁전이었다. 이곳의 상징적인 굴 마할은 아그라에 있는 타지마할 건축에 큰 영향을 줬다. 타지마할을 건축한 샤자한이 왕자의 신분일 때 아버지 자항기르에 반역을 꾀했다가 실패하고 피신한 장소이기도 하다.
현재는 궁전이라고 볼 수 있는 건축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고급 레스토랑과 비싼 연회장을 위한 정원 정도가 있다.
옥상식당에 앉아 짜이라고 불리는 인도 차를 시켜놓고 그림처럼 펼쳐진 우다이푸르의 도시 전경을 바라보며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며 낭만에 젖어보는 것도 좋다.
시티 팰리스는 한 해 수십만명이 다녀가는 도시 궁전으로, 라자스탄에서 가장 큰 궁전이다. 아라발리 산맥에 둘러싸인 언덕 위에 우뚝 서 있어 피촐라호와 도시 전체를 바라볼 수 있다.
궁전 대부분은 대리석과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하얀빛을 내는 것이 특징으로 요새화된 성벽에 의해 빙 둘러싸여 있다.
궁전 내부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유럽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부분들이 있다. 건물뿐 아니라 공중 정원, 팔각형 탑, 분수, 발코니 등엔 중세 유럽과 중국의 건축 양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방은 복잡한 유리 세공, 거울 타일로 꾸며져 있으며, 특히 색감이 매력적인 세밀화가 유명하다.
현재 본관은 다양한 예술 작품과 공예품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으로 운영되며, 무기 수집품과 그 악명 높은 두 갈래 난 검의 견본 등도 볼 수 있다. 나머지는 왕실 가족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이용된다.
시티팰리스를 다 둘러본 후 후문으로 나가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우다이푸르에서 가장 큰 힌두교 사원인 작디쉬 사원(Jagdish Mandir)을 중심으로 약간은 복잡한 거리 풍경이 보인다.
그럼에도 다른 인도의 도시와는 정돈된 느낌이다. 사원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마치 장난감 나라에 온 듯한 거리의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주변엔 각종 옷과 가방, 스카프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줄지어 있어 한 바퀴 둘러보기에도 좋다.
◇우다이푸르 가는 방법
국내에서 우다이푸르로 한 번에 가는 직항은 없다. 에어인디아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을 이용해 델리를 경유하는 방법이 가장 빠르다. 에어인디아의 경우 '인천~델리' 구간 승객 대상으로 '델리~우다이푸르' 구간을 5만원의 요금만 받는 '애드온'(Add-on) 서비스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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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인도 여행이라고 하면 고행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넓은 땅덩어리로 이루어진 나라인 만큼 하나의 이미지로 단정 짓긴 아쉽다. '로맨틱하다'고 정의할 만한 도시들도 여럿 있다. 독특한 양식의 건축물과 낭만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주요 도시들을 지난 시리즈에 이어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