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노메달 여자배구…이젠 '달라졌다'는 말만으론 부족[AG]

동메달 결정전서 태국에 0-3 완패, 일본과의 격차도 여실히 드러내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한 여자 배구대표팀. ⓒ 신화=뉴스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 여자배구가 또다시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0-3으로 패한 데 이어 태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무릎을 꿇고 4위로 대회를 마쳤다. 8년 만의 메달을 목표로 했지만 또 한 번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2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태국에 0-3(2-25 19-25 23-25)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항저우 대회 5위에 이어 또 빈손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지난 1월 차상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지난 6월 AVC(아시아배구연맹)컵에서 7전 전승으로 오랜만에 국제대회 우승을 경험했다. 떨어졌던 세계랭킹도 끌어올렸다.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이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신호였다.

하지만 강팀을 만나자 다시 한계가 드러났다.

한국은 지난 8월 아시아선수권에서 태국에 패했다.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는 일본,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태국에 연속으로 0-3 완패를 당했다.

두 경기 모두 한때 팽팽한 승부를 펼쳤지만 승부처에서 서브와 리시브, 공격의 완성도에서 밀렸다. 수비 안정과 원활한 연결 등 기본적인 면에서도 부족함을 드러냈고, 공격 역시 단순한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차상현 여자배구대표팀 감독 ⓒ 뉴스1 김민지 기자

더 아쉬운 것은 이런 문제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 이후 공격이 단조롭다는 지적을 인식하고 중앙 활용 등 공격 다변화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의 공격은 여전히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강팀을 상대로 흐름을 바꿀 새로운 공격 루트를 만들어내지 못한 셈이다.

결국 이번 대회에서 차상현호가 보여준 변화는 강팀을 상대할 때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조별리그와 8강에서는 비교적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일본과 태국을 만나자 서브와 리시브, 수비, 공격 등 경기 전반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중요한 순간 한 점을 가져오는 결정력과 집중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항저우 대회보다 한 단계 올라선 4강이라는 성적만으로 이번 대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 한국이 목표로 했던 것은 4강 진출이 아니라 8년 만의 메달이었다. 결국 마지막 두 경기에서 연속 0-3 패배를 당하면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더욱이 이번 대표팀은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만으로 구성된 팀도 아니다. 국내 프로배구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뛰고, 상당수가 소속팀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 선수들이 모였다. 그럼에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아시아 강호를 만났을 때 기본기와 조직력, 승부처 대응에서 반복적으로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프로 선수로서 높은 수준의 경쟁과 대우를 받는 만큼 국가대표팀에 요구되는 기대치 역시 낮을 수 없다. 연봉이 곧 국가대표 경기력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반복된 리시브 불안과 연결의 불안정, 단조로운 공격, 승부처 집중력 부족이 계속된다면 선수와 지도자 모두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보다 그 변화가 실제 경기력과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