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정지석 "역대급 챔프전…5차전 악으로 깡으로 임했다"
"상대는 '분노' 키워드로 뭉쳐…맞받아치는 것 어려웠다"
"주장 책임감 가지려 노력…트로피 들 때 더 행복했다"
- 권혁준 기자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대한항공의 '트레블'을 이끌고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캡틴' 정지석(31)이 활짝 웃었다. 그는 "최종 5차전은 악으로, 깡으로 임했다"며 기뻐했다.
대한항공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1(25-19 25-21 19-25 25-23)로 제압,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우승했다.
정지석은 기자단 투표에서 34표 중 17표를 받아 임동혁(8표), 한선수(5표), 호세 마쏘(3표)를 제치고 챔프전 MVP를 차지했다. 그는 2020-21, 2023-24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MVP를 받았다. 이는 가빈(2009-10, 2010-11, 2011-12), 레오(2012-13, 2013-14, 2024-25)와 함께 남자부 통산 최다 타이기록이다.
정지석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다른 의미로 '역대급' 챔프전이었다"면서 "너무 힘들었고 재미도 있었다. 빨리 끝내고 싶었는데 그래도 이겨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은 1, 2세트를 내리 따냈지만, 3, 4세트를 내주고 최종전까지 몰렸다. 특히 2차전에서 불거진 '판정 논란'으로 인해 대한항공이 '공공의 적'이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묘한 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선수들도 이를 모를 리 없었다. 정지석은 "장외 신경전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부분이 있었다. 근데 그건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라 더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저랑 (한)선수형 정도를 제외하면 어린 선수가 많아서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는 게 어려웠다"면서 "현대캐피탈은 '분노'라는 키워드로 뭉쳐있는데, 거기에 맞받아치는 게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팀의 '주장'이기에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
정지석은 "5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외부 이야기는 신경 쓰지 말고, 잘 쉬고 잘 먹고 다가올 일만 생각하자고 독려했다"면서 "마지막 5차전은 '악으로 깡으로' 임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부담감도 없지 않았지만, 부담감을 이겨낸 건 책임감이었다.
정지석은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내가 팀에서 받는 연봉이 있지 않나"라며 웃은 뒤 "책임져야지, 회피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챔프전을 돌아보면 썩 좋은 플레이를 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승부를 피하진 않았다. 밀어붙였다"고 강조했다.
챔프전 MVP는 예상하지 못한 선물이었다. 그는 "선수라면 당연히 기대감은 있지만 그렇게 크진 않았다. MVP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래도 우승 트로피를 들 때는 주장으로 우승하는 게 더 행복하다는 생각은 들었다"고 웃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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