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쌍포' 정지석·임동혁, 레전드 레오 넘은 '토종의 힘'
마쏘 '중앙 보강'에도 측면 굳건…챔프전 3연승 주역
캡틴 정지석 공수 겸장…임동혁 '국내 아포짓' 자존심
- 권혁준 기자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대한항공이 2년 만에 왕좌를 재탈환한 데에는 '쌍포' 정지석(31)과 임동혁(27)의 공을 빼놓을 수 없었다. 현대캐피탈의 '레전드'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에 견준 이들의 활약을 앞세운 대한항공은 '리버스 스윕' 제물 위기를 벗어나고 환호했다.
대한항공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1(25-18 25-21 19-25 25-23)로 이겼다.
1, 2차전을 승리한 뒤 3, 4차전을 빼앗겼던 대한항공은 벼랑 끝에서 5차전을 잡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우승했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프전까지 통합우승을 달성한 데 이어 KOVO컵도 우승하면서 시즌 '트레블'까지 일궈냈다.
현대캐피탈은 V리그 통산 득점 1위에 빛나는 '레전드 외인' 레오를 앞세웠다. 레오는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한 위력을 과시하며 현대캐피탈을 떠받쳤다.
이에 맞서는 대한항공은 국내 선수의 조합이었다. 정규리그를 마친 직후 카일 러셀 대신 호세 마쏘를 영입해 중앙을 보강했기 때문이다.
팀 득점 대부분을 책임지는 아포짓 대신 미들블로커를 영입한 배경엔 정지석과 임동혁이 있었다. 국내 선수 진용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보고 팀의 약점을 보강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정지석과 임동혁은 챔프전 내내 좌우에서 자신의 몫을 해냈다. 현대캐피탈이 마쏘의 중앙 공격에만 신경을 기울 일 수 없었던 건, 이들이 좌우에서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지석은 언제나처럼 '공수 겸장' 역할을 해냈다. 안정적인 리시브와 디그로 팀의 수비 안정화에 앞장섰고, 중요한 순간엔 '해결사'로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어린 시절부터 큰 경기를 자주 치러봤기에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했다.
시즌 전 한선수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그는 '캡틴' 역할도 충실히 했다. 어느덧 30대가 된 정지석은 위로 한선수와 유광우, 곽승석, 김규민 등 선배들, 아래로 정한용, 임동혁, 김민재, 김선호 등 후배들 사이를 조율하며 팀을 이끌었다.
임동혁 역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대한항공은 챔프전에서 임동혁이 부진할 경우 마쏘를 아포짓으로 돌리는 '플랜B'도 구상했는데, 이는 기우일 뿐이었다. 임동혁은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했다.
임동혁은 1차전과 2차전 모두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고, 우승을 확정한 5차전에서도 12점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레오만큼의 몫을 해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없지 않았지만 이를 이겨내고 '토종 아포짓'의 자존심을 지켰다.
아포짓 포지션의 특성상 늘 외인과 주전 경쟁을 벌여야 했던 임동혁은, 이번 챔프전을 통해 확실히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 정도의 활약이라면 다음 시즌 외인 구상에서도 아포짓이 아닌 다른 포지션을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이었다.
배구 종목 특성상 언제나 외인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V리그지만, 적어도 올 시즌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은 국내 선수의 기여도가 더 높았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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