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탈출 후 한국행…대한항공 마쏘 "리베로 시켜도 열심히 해야"
챔프전 앞두고 긴급 수혈…"모두 똘똘 뭉쳐 승리 쟁취"
"시즌 전 미지명 땐 기분 안 좋아…늘 오고 싶던 V리그"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우승 청부사'로 긴급 수혈된 호세 마쏘가 챔피언결정전에서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기대대로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탠 마쏘는 "리베로를 시켜도 열심히 해야 한다"며 방긋 웃었다.
마쏘는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18점으로 활약, 팀의 3-2(25-19 19-25 23-25 25-20 15-11) 승리에 일조했다.
쿠바 국가대표 출신의 마쏘는 올 시즌을 앞두고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지만 7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이후 이란 리그 파이칸 테헤란에서 뛰던 그는 대한항공의 연락을 받고 한국 땅을 밟게 됐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를 1위로 마쳐 챔프전에 직행했지만, 더 강한 전력을 위해 외국인선수를 카일 러셀에서 마쏘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일각에선 챔프전을 앞둔 시점에서 부상도 없는 선수를 교체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나왔지만, V리그 규정에는 문제없는 결정이었다.
마쏘는 "트라이아웃에서 안 뽑혔을 땐 솔직히 기분이 안 좋았다"면서 "다른 선수들도 뽑힐 것이라고 말해줬고, 내 스스로도 내 퍼포먼스에 자신이 있었기에 기대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연락을 받은 건 마쏘에겐 큰 행운이었다. 이란에 전운이 감돌며 시즌 중 리그가 폐쇄돼 무적선수였던 그가 다시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마쏘는 "전쟁 때문에 이란을 탈출했던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연락을 받았다"면서 "V리그는 늘 오고 싶던 리그이기도 했고,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안도감 때문에 더욱 기뻤다"고 했다.
마쏘는 자신을 불러준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날 팀의 미들블로커로 출전한 그는 204㎝의 큰 신장에 높은 점프력까지 겸비해 중앙 공격과 블로킹 등으로 활로를 틔웠다.
현대캐피탈은 중앙의 마쏘를 노마크로 두지 않으려 노력했고, 그러면서 오히려 좌우 날개 쪽의 블로킹 벽이 헐거워졌다. 이날 아포짓으로 출전한 임동혁이 양 팀 최다 22점으로 활약할 수 있던 배경이었다.
마쏘는 "첫 경기였는데 이겨서 기분 좋다. 코트 안에서 좋은 순간도,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우리 팀이 똘똘 뭉쳤다"면서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밀어붙였고, 싸워서 승리를 쟁취했다"고 했다.
V리그 데뷔전을 챔피언결정전이라는 큰 무대로 치렀지만 부담감을 느끼진 않았다고 했다.
마쏘는 "나는 선수다. 긴장감은 전혀 없었다"면서 "말은 결승전이지만 그저 수많은 경기 중 하나다. 챔프전이든, 정규리그든, 연습경기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미들블로커로 출전한 것에 대해서도 "전혀 불편한 게 없었다. 나는 이 역할을 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면서 "어떤 포지션이든 나가서 경기를 이기고 싶었다. 감독님이 리베로로 나가라고 해도 지시하는 대로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활짝 웃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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